(엑스포츠뉴스 이현석 인턴기자) 세계적인 명장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승리한 맨유를 지켜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맨유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2/23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FC바르셀로나와의 2차전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지난 1차전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던 맨유는 1~2차전 합계 4-3으로 앞서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에릭 턴 하흐 맨유 감독은 전반 14분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실점한 이후 전반전 내내 끌려가는 분위기를 쉽게 바꾸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전은 달랐다. 턴 하흐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2m가 넘는 장신 부트 베호르스트를 빼고 기술 좋은 안토니를 투입했다. 교체로 분위기를 바꾼 맨유는 후반 2분 프레드의 동점골로 다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이후 교체 투입된 안토니가 후반 28분 왼발 슛으로 바르셀로나 골망을 흔들며 역전골을 터트렸다. 결국 맨유는 경기에 승리에 16강에 안착했다.
맨유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자 팀의 레전드 감독 알렉스 퍼거슨도 함께 기뻐하며 과거 패배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있게 됐다.
퍼거슨 감독은 과거 맨유 부임 시절 2008/09시즌과 2010/1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를 연달아 상대했는데 당시 리오넬 메시의 엄청난 활약을 막지 못하며 각각 0-2, 1-3으로 패했다.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이 손을 부들부들 떠는 장면이 방송 화면에 담기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퍼거슨 감독은 과거 패배를 12년 만에 맨유의 서포터로서 승리하며 지워냈다. 퍼거슨은 안토니의 역전 골이 들어가자 주먹을 불끈 쥐며 승리를 직감한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후 연신 박수와 환한 미소로 맨유 경기력에 찬사를 보냈다.
최근 퍼거슨 감독은 턴 하흐의 용병술에 푹 빠진 모습이다.
얼마 전 영국 언론은 80세가 넘는 퍼거슨 감독이 맨유의 홈 경기를 물론 원정 경기를 따라다니고 있다며 축구사 한 페이지를 쓴 명장이 '턴 하흐 매직'에 푹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바르셀로나전을 앞두고는 턴 하흐 감독과 퍼거슨 감독이 저녁 식사를 하며 전·현직 맨유 감독끼리 만난 것을 화제로 올렸다.
턴 하흐 감독은 지난 22일 퍼거슨 감독과의 독대를 가지며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눈 사실이 영국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유로파리그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퍼거슨 감독과의 독대는 대단했다. 그는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고, 맨유를 돕고 싶어 한다. 그는 맨유를 아직도 자신의 구단이라고 느낄 만큼 헌신하고 있다"라며 퍼거슨 감독과의 만남을 설명했다.
만남 이후 이어진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턴 하흐 감독은 과거 '퍼기 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신들린 용병술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게다가 퍼거슨 감독의 과거 치욕까지도 잊을 수 있게 만들며 두 사람의 대화가 장차 맨유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올 것임을 증명했다.
퍼거슨 감독의 만찬에 승리로 답례를 한 셈이다.
사진=AP, EPA/연합뉴스, SPOTV 중계화면 캡처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