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0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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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록, 꼭 일어나줘"…대구 팬들의 이유있는 눈물

기사입력 2011.05.18 07:24 / 기사수정 2011.05.18 07:24

조성룡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영록아, 제발 빨리 일어나줘"

모든 K리그 팬들의 희망이지만, 그의 회복을 더욱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적으로 만났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서 미웠지만, 그를 가족처럼 생각하던 제주팬 만큼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바로 대구FC 팬들이다.

신영록이 쓰러진 5월 8일 제주는 대구를 홈에서 3-0으로 앞서고 있었다. 누가 봐도 제주의 승리가 확실한 상황. 그때 신영록이 교체돼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상대팀의 간판 공격수이기에 대구 팬들은 강도 높은 야유를 보냈다.

그리고 신영록이 슈팅을 날리고 쓰러졌다. 모두가 반대 진영으로 이동했지만 신영록은 그대로 누워 있었고 움직이지 않았다. 제주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기라 선수가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대구 팬들은 "시간 끌지 말고 빨리 일어나자"고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곧이어 벌어진 장면에 대구 팬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팀' 선수인 안재훈이 신영록에게 급히 달려와 응급조치를 시작했고, 주닝요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대구 선수들의 다급한 모습에 대구 서포터 또한 상황 파악을 했다.  

"아, 신영록이 의식을 잃었구나."



▲ 너무나도 해맑던 대구 팬들이 '적장'의 모습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제주로 원정 응원을 떠났던 대구 팬 김용민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믿겨지지 않았어요. 이런 경우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저렇게 상대 선수가 쓰러진 상황에서는 당연히 시간 끄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죠."

"사태가 파악되고 나서 저희도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여성분들 뿐만 아니라 30대 남성분들도 눈물을 흘리셨으니까요. 남의 일이 아니잖아요, 어찌됐건 같은 K리그 선수고 우리 선수들도 저런 일을 당할 수 있는데 너무나 안타깝죠."

그가 보여준 영상에는 당시 급박했던 원정팀 응원석의 상황이 생생하게 찍혀있었다. 여성들의 울먹이는 목소리, 대구 유니폼을 입은 사람의 탄식까지 대구 서포터들의 안타까움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비록 적이었지만 팬들도, 선수들도 신영록의 회복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그가 쓰러졌을 당시 눈물을 흘렸던 대구의 용병 주닝요는 "11살부터 축구를 시작한 이래 처음 겪는 일이다. 신영록의 가족을 생각하자니 눈물이 흘렀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리그의 뛰어난 공격수가 무너지는 모습에 '적'이었던 대구 팬들도 분명 안타까워 했다. 자신들의 바람이 신영록에게 닿아 그가 하루빨리 일어나는 날을 꿈꾸고 있다. 

"꼭 일어나라.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에는 제대로 붙어보자."

[사진 = 주닝요, 대구 서포터즈 ⓒ 엑스포츠뉴스 DB, 대구FC 제공]




조성룡 기자 WISDRAG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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