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시드니, 김지수 기자) "작년에도 나만 잘했다면 충분히 5강 싸움도 승산이 있었다."
두산 베어스 국내 선발진의 맏형 최원준(30)은 3년 만에 해외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 중이다. 예년보다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개막전부터 100% 구위를 보여줄 수 있도록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원준은 8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정재훈 투수코치님께 말씀을 드려서 실전 게임을 조금 빨리 던질 수 있도록 부탁드렸다"며 "지난해 부족했던 부분이 잘 보완됐는지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근 몇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지난해 30경기 165이닝 8승 13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5강 다툼이 한창이었던 7~8월 9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4.66으로 부진했던 부분에 자책하고 있다.
자신만 더 잘했다면 두산이 9위까지 추락하며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는 일이 없었을 거라는 게 최원준의 냉정한 자기반성이다. 올해 라울 알칸타라, 딜런 파일에 이은 3선발이 유력한 가운데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최원준은 일단 "지난해 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나까지 안 좋아져서 너무 아쉬웠다. 5강 싸움을 하고 있을 때 나만 잘 버텼다면 충분히 두산도 승산이 있었다"며 "내 페이스도 떨어지는 바람에 버텨줄 선발투수가 없었다. 체력 문제도 있었고 의욕만 앞섰다. 스스로 급해졌고 혼자 무너졌다"고 돌아봤다.
토종 1선발로서의 무거운 책임감도 항상 되새기는 중이다. 곽빈(23), 최승용(22) 등 어린 투수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좋은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2020년 20승을 거두며 리그를 평정했던 라울 알칸타라가 2년간의 일본프로야구(NPB) 생활을 마치고 복귀하고 새롭게 딜런 파일도 스프링캠프 기간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고 있는 만큼 자신만 제 몫을 해낸다면 두산의 재건은 문제가 없다고 믿고 있다.
최원준은 "지난해에도 선발투수 중 리더 역할을 했는데 이게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다"며 "나도 어느 정도 성적을 내면서 후배들을 끌고 가줘야 하는데 모든 걸 다 해내려고 하면서 부담이 컸다. 올해는 2022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잘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알칸타라는 워낙 검증이 된 선수고 새로 합류한 딜런도 내가 볼 때는 정말 기대가 많이 되는 투수다"라며 "나하고 곽빈만 잘 받쳐 준다면 선발진은 우리 팀이 1등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