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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띠인터뷰⑩] 한화 정은원 "3년 연속 꼴찌 부끄러운 일, 달라져야 한다"

기사입력 2023.01.24 14:06 / 기사수정 2023.01.24 14:11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정은원의 2022년은 유독 부침이 심했다. 지독한 슬럼프를 겪다 올라왔고, '미스터 올스타' 등 기분 좋은 일도 있었지만 결코 만족할 만한 해는 아니었다. 하지만 정은원이라는 선수는 그 과정에서도 방법을 찾는다. 큰 깨달음을 발판 삼아 이를 악물고 새 시즌을 준비했고, 그렇게 준비한 만큼 올 시즌 정은원은 자신감이 있다.

◆ 마음가짐, 그 하나의 차이

2021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정은원은 단점이 없는 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완벽한 선수가 되는 길은 그리 쉽지 않았다. 지난해 타석에서 고전한 정은원은 수비에서도 아쉬운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시즌을 치르며 제 모습을 회복했지만, 정은원을 향한 기대만큼 실망은 클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도 그랬다.

정은원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였다. 전체적으로 느낀 것도 많았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었다. 정은원은 프로 데뷔 후 작년이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그랬던 것 같다"고 답한다. 그는 "그동안은 멋모르고 했다면, 작년에는 나 스스로에 대한 기대도 컸는데 너무 안 되다 보니 그런 게 조금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정은원은 "당시에는 '왜 안 되지' 하면서 거기에만 급급하고 그거에만 꽂혀 있으니까 몰랐는데, 한 시즌을 다 치르고 돌아보니까 내 멘털이 깨져 있었구나,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그 과정을 통해 정은원이 찾은 해답은 '마음가짐'이었다. 정은원은 "마음가짐 하나로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치러야 하는지를 많이 배웠다. 어떤 마인드를 갖고 훈련에 임하고, 경기에 임해야 조금 더 빨리 극복이 되는지를 알았다"고 전했다.

그 깨달음은 반성과 의욕을 동시에 가져왔다. 그는 "사실 수비나 주루에서도 좀 더 어린 선수답게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고, 욕심을 갖고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도 들고, 반성도 하게 됐다. 그래서 올해는 좀 더 과감하고 당차게 야구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기본기'다. 정은원은 "큰 변화를 시도하기보단, 내가 제일 수비를 잘했을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되새기면서 훈련하고 있다.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작년 실패를 했던 부분이 있으니 잘 됐을 때의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것들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 "그냥 한번 죽어라 해봤어요"

12월까지 고향 인천에서 운동을 하던 정은원은 1월 대전에 내려와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했던 개인 운동과는 조금 다른 방식. 러닝과 순발력 위주의 운동에 웨이트 트레이닝도 무게를 많이 들기보다 코어와 하체를 중심으로 한 맨몸 운동을 많이 했다.

정은원은 "사실 공부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그냥 열심히만 한다고 좋은 게 아니라 효율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동안 효율성만 따지면서 '이렇게 하면 되겠지' 이 정도로 했다면, 이번에는 그냥 한번 '죽어라' 해봤다"고 전했다.

일단 준비만큼은 만족스럽다. 정은원은 "스스로 뿌듯할 만큼 좋아진 게 느껴진다. 사실 이 운동을 처음 했을 때 첫날 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토하고 쓰러질 정도였는데, 그동안 내 몸으로 이루어내지 못했던 걸 조금씩 해 나가는 뿌듯함도 있다"고 얘기했다.

또 "몸무게는 빼거나 찌우려고 하지 않고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는데 탄수화물을 조금 조절하니 몸무게도 조금 빠졌다. 몸이 탄탄해지고 좋아지는 느낌이 들어 시즌까지 잘 된다면 앞으로는 계속 이 루틴을 이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 나도, 팀도 달라져야 한다

정은원이 "올해는 마음가짐 자체가 남다르다"고 말하는 이유는, 비단 자신의 지난해 부진 하나 때문이 아니다. 마음가짐을 남다르게 설정한 이유를 묻자 정은원은 "우리 팀이 리빌딩이라고 얘기는 하지만 3년 연속 꼴찌를 했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부끄러운 마음, 수치심을 많이 느낀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같이 운동하는 선배님들도 마찬가지다"라는 얘기를 꺼냈다. 

그는 "(오)선진 선배님이나, (이)태양 선배님은 다른 팀에 갔다 오셨는데, 다른 팀에서 우리 팀을 바라보는 것들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며 "달려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나 개인적으로도 그렇지만 팀적인 부분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시즌이 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 토끼띠 선수들에게 물었다

Q. 올해는 나의 해! 올 시즌 잡고 싶은 두 마리 토끼는?
"가을야구, 골든글러브."

Q. 교토삼굴(狡兎三窟), 영리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파 놓는다. 올 시즌 나의 키워드 세 가지.
"성실함, 절박함, 간절함. 이 세 가지 키워드가 내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마음가짐들이다. 기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올 시즌에는 기술보다도 몸과 마음을 신경 써보고 싶었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고, 노력도 많이 했다."

Q. 다음 토끼 해가 돌아오는 12년 후,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은?
"아름다운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그런 베테랑이 되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팀을 잘 이끌고, 귀감이 되는 그런 선수로 성장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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