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스타플레이어를 지휘하는 복은 타고난 것 같다.
한국을 떠나 폴란드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 파울루 벤투 감독을 가리키는 말이다.
폴란드 다수 매체는 20일 폴란드축구협회가 벤투 감독과 오는 2026년 월드컵까지 4년 계약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25일 폴란드축구협회 이사회를 거치고 나면 벤투 감독 선임이 공식 발표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초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떠난 직후부터 폴란드 대표팀의 유력 후보로 지목됐다.
이후 잉글랜드 대표팀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로 선회할 것이란 보도가 나돌았으나 결국 최종 선택은 벤투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벤투 감독이 폴란드에 입성할 경우 포르투갈, 한국에 이어 3번째 대표팀 사령탑에 앉게 된다.
그는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포르투갈 감독에 올라 4강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 가나 미국과 죽음의 조에 속해 조별리그 탈락했다.
한국에선 2019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했으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해 지도자 인생 또 하나의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이제 폴란드에서 새출발을 눈 앞에 뒀다.
폴란드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할 경우, 벤투 감독은 매 대표팀에서 '월드 클래스'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셈이 된다.
폴란드엔 세계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있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이번 시즌부터 FC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레반도프스키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를 2020년과 2021년에 연달아 수상하는 등 공격수로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바로 다음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카타르 월드컵에선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지긋지긋한 월드컵 징크스를 털어내고 폴란드의 16강 진출에 공헌했다. 1988년생으로 나이가 제법 되지만 2024년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과 2026년 북중미 3개국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등 메이저대회 출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벤투 감독은 이미 월드 클래스 공격수들과 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춘 적이 있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선 호날두를 공격 핵심으로 세워 유럽선수권 4강까지 이끌었고, 한국 대표팀에선 손흥민을 전천후 공격수로 포진시킨 것은 물론 주장 완장까지 채워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전술적, 정신적 기둥을 맡겼다.
이제 폴란드에선 호날두와 손흥민처럼 화려한 명성은 물론 폴란드 축구를 대표하는 레반도프스키와 만나게 된다.
호날두, 손흥민과 관계가 좋았던 벤투 감독에겐 레반도프스키의 존재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스타 복' 만큼은 타고난 셈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