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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코, 1루수 성공 데뷔…삼성의 반복되는 '적시 에러'

기사입력 2011.05.13 09:16 / 기사수정 2011.05.13 09:16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가 실책으로 뒤덮였다.

12일 대구 삼성-SK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가코를 1루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가코는 올 시즌 내내 지명타자로 출장해왔으나 메이저리거 시절 1루수로 뛰었던 바 있다. 류 감독은 가코를 1루수로 투입해 수비가 불안한 최형우를 지명타자로 배치하고, 플래툰 시스템으로 나서는 배영섭과 이영욱을 동시 선발 출장시켰다.

▲ 가코, 성공적인 1루 데뷔

류 감독은 가코가 지명타자를 맡을 때 화력이 극대화된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1루수 채태인의 부진 및 부상으로 인한 2군행으로 사실상 주전 1루수가 공석이 된 상황에서 수비 포지션 변경을 통해 5월 들어 주춤한 팀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 박석민에게 1루를 맡길 경우 3루로 투입되던 조동찬도 마침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 2군으로 강등된 상황이라 가코의 1루수 출장은 '올게 왔다'는 게 중론이다.

가코는 이날 6회말 내야 땅볼로 타점을 올리며 강명구와 교체될 때까지 무난한 1루 수비를 선보였다. 진갑용이 카도쿠라의 포크볼 블로킹 타이밍을 몇 차례 놓쳐 주자를 진루시켰으나 전체적으로 경기 중반까지 삼성 수비수들의 수비 집중력은 나쁘지 않았다. 아무래도 평소에 호흡을 맞춰보지 않은 선수가 투입될 경우 긴장감이 생기기 마련. 최근 팀 내 수비 불안에 일침을 가했던 류 감독도 이러한 점을 노린 것으로 보였다.

▲ 하지만, 또 다시 땅을 친 삼성

그러나 공교롭게도 가코가 교체된 이후 삼성은 또 다시 실책으로 땅을 쳤다. 더욱이 타선 집중력이 바닥 수준인 삼성 타선이 SK 막강 불펜진을 상대로 0-4로 뒤지던 경기를 극적으로 9회말 4-4 동점까지 만든 이후의 결정적인 실책이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10회초 SK의 공격. 마운드에는 안지만이 올라왔다. 선두 타자는 박재홍. 3구째를 때렸다. 타구는 스핀을 좀 많이 먹었지만 평범한 1루 땅볼로 보였다. 가코 대신 1루에 들어온 박석민도 타이밍을 맞춰 미트를 댔다. 그러나 타구는 박석민의 미트 끝 부분을 맞고 뒤로 튕겨 나갔다. 박석민 본인도 어이없어 했다. 이는 결국 패배의 씨앗이 됐다.

안지만은 침착하게 정근우와 임훈에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2사 1루, 분위기는 9회말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던 삼성 쪽에 남아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후 SK가 2점을 추가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실책은 아니었지만 실책에 준하는 삼성 내야진의 안일한 플레이가 문제였다.

2사 1루 박재상 타석에서 김성현이 도루를 시도했다. 진갑용도 눈치를 챘다. 재빨리 2루 송구를 했다. 정확하게 2루 커버를 들어오던 2루수 신명철에게 향했다. 소위 말하는 '자동 태그'가 될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명철의 글러브는 진갑용의 완벽한 송구를 외면했다. 옳게 오므리지를 못해 송구를 뒤로 흘려 김성현이 세이프가 됐다. 이닝이 바뀌어야 하는 상황에 2사 2루 실점 위기를 맞은 것이다.

결국 박재상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1,2루 사이를 가르는 땅볼 안타를 날렸다. 결과적으로 두번 죽다 살아난 주자는 SK에 결승 득점을 안겼고, 삼성에 통한의 비자책 실점으로 기록됐다. 그런데 이 과정 속에서도 1루수 박석민이 1.2간으로 빠지는 타구에 슬라이딩을 하지 않고 되려 1루 베이스를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루는 안지만이 커버를 하러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박석민과 신명철이 동시에 슬라이딩을 시도했다면 박재상의 타구를 몸으로 막아낼 수도 있었다.

박한이가 홈 송구를 시도하는 사이 2루에 진루한 박재상은 박정권의 중전 적시타 때 쐐기 득점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9회말 극적으로 동점을 뽑아놓고도 10회초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로 승리를 SK에 헌납하고 말았다. 이른바 '적시 에러'였다. 삼성의 5월 평균자책점은 3.49이지만, 비자책점은 10점이다. 그 10점은 삼성을 16승 16패 5할 승률에 머물 게 해 5월을 위기의 계절로 몰아넣고 있다.  
 
[사진=박석민 신명철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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