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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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강한 수원, 3:0 완승

기사입력 2005.03.21 04:59 / 기사수정 2005.03.21 04:59

이상규 기자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이 20일 오후 3시에 빅버드(수원 월드컵 경기장 별칭)에서 벌어진 인천전에서 가볍게 3:0의 완승을 거두었다. 수원은 컵대회 2승을 기록하여 6위를 기록했고, 2승3무로 1위를 기록중인 성남과의 승점차를 3점차로 좁혔다. 아직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아, 얼마든지 1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수원은 지난해 11월 7일 포항전을 시작으로 이번 인천전까지 14경기 연속 무패(9승5무) 기록을 세웠다. 이번 경기를 포함하여 인천전 역대 전적에서 4전 2승2무로 우세를 점하여, 인천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에는 공격력과 수비력을 통틀은 전체적인 전력에서 인천을 일방적으로 압도하여, 전반전 부터 좋은 경기 내용을 펼쳤다. 인천은 수원에게 고전하여 90분 내내 불안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원샷원킬' 나드손은 전반 15분에 오른발로 빨랫줄 같은 슈팅을 날려 선취골을 넣은데 이어, 전반 43분에는 김동현이 왼발로 수원의 두번째 골을 넣기 전에 도움을 기록했다. 후반 4분에는 안효연의 패스를 받은 송종국이 오른발로 수원의 세번째 골을 성공 시켜, 수원의 승리를 굳혔다. 송종국은 세번째 골을 넣은 뒤 기도 세레머니를 펼쳐, 부활 가능성을 점점 높여갔다.


완벽에 가까운 경기 운영

수원은 3명의 주축 선수들(이운재, 김남일, 김두현)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전력적인 어려움, 그동안의 강행군으로 인한 체력저하로 16일 AFC 챔피언스리그 선전전까지 고전했다. 하지만 이번 인천전 승리로 그동안 쌓여왔던 전력 및 체력적인 어려움을 떨치는데 성공했다. 23일 부산전을 비롯한 앞으로의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자신감까지 성취했다. 경기 운영에서 크게 나무랄 것이 없을 정도로, 12000여명의 팬들 앞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 수원 공격수 나드손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인천전에서 3골을 넣을 수 있었던 대표적인 요인은,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이 인천의 약점 공간인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 인천의 오른쪽 윙백 최효진의 수비 위치가 불안정 했고, 인천 3백 라인의 오른쪽을 지키는 조성윤마저 불안한 수비 운영을 펼치자, 나드손과 이병근 등이 왼쪽 측면에서 빠르고 적극적인 역습 공격을 펼쳤다. 특히 나드손은 전반 15분에 인천의 오른쪽 수비가 약한 것을 이용하여 대담하게 선취골을 성공 시켰고, 전반 43분에는 왼쪽에서 김동현의 골을 성공 시키기 이전에 공을 정확하게 연결했다.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 시키고 있는 송종국은 후반 초반에 인천 왼쪽 문전이 불안한 틈을 타, 수원의 세번째 골을 성공 시켰다. 좌우 윙백을 맡는 이병근과 송종국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펼쳤고, 발 빠른 나드손과 안효연이 측면에서 인천 선수들을 줄기차게 농락하면서 유리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터프한 김동현이 조성윤과 임중용 등과 같은 인천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여, 나드손 등이 손쉽게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김진우-황규환'의 더블 보란치, '마토-박건하-곽희주'의 3백 라인이 인천의 공격을 번번히 차단한 뒤에 빠른 역습 전개를 펼치면서, 많은 공격 기회를 잡았다.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의 공백을 메운 백업 선수들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운재 대신에 수원 골문을 지킨 골키퍼 김대환은, 고비때마다 뛰어난 순발력을 통해 몸을 던지면서 무실점 선방을 펼쳤다. 김남일 공백 메꾼 앵커맨 황규환은, 자신의 K리그 데뷔전에서 전방을 향해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활발히 이어준 데다 인천의 중앙 공격을 잘 끊었다. 김두현의 공백을 메꾸기 위하여 공격수 안효연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간 사이, 조커였던 김동현이 인천전에 주전으로 출전하여 인천 수비수들을 마음껏 흔들어 놓는 대담한 공격력을 뽐냈다.


김진우>아기치


수원과 인천은 중원에서 팀의 경기력을 이끄는 야전 사령관 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선수를 각각 1명씩 보유했다. 이번 경기의 승부처가 중원에서 가려졌다고 볼 정도로, 양팀 야전 사령관들의 활약은 갈수록 극과 극으로 바뀌었다. 수원에는 살림꾼 역할을 도맡는 김진우가 있었고, 인천에는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출신 아기치가 있었다. 수원이 인천을 3:0으로 꺾은 경기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듯, 김진우가 아기치를 제압했다. 역시 K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답게 뛰어난 경기력을 펼쳤다.

▲ 수원 홀딩맨 김진우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전반 초반부터 아기치의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인천 공격수들에게 정확하고 한박자 빠른 전진패스를 활발히 이어 주면서 중앙 공격을 지능적으로 이끌었고, 전반 초반에 왼쪽 윙 포워드로서 활발한 왼쪽 측면 공격을 펼친 여승원에게 많은 공격 기회를 연결했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수원의 중앙 공격을 활발히 차단했다. 그러나 전반 12분에 공을 잡은 한 수원 선수의 왼쪽 다리를 두 손으로 잡아 권종철 주심에게 경고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활약도가 극히 저조하기 시작했다.

인천의 공격형 미드필더 안성훈을 철저하게 견제했던 홀딩맨 김진우는 자신의 짝인 황규환과 위치를 바꾼뒤, 아기치와 여러차례 정면 대결을 펼치면서 공격을 활발하게 저지했다. 아기치가 공을 가질때 마다 살짝 태클로 끊거나 아기치의 패스를 빠르게 차단시켜, 인천의 중앙 공격을 단단히 봉쇄 시켰다. 그동안 '반칙왕'으로 명성을 높였지만, 이번에는 단 1개라도 반칙을 범하지 않았다. 아기치의 공격을 지능적으로 끊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진우에 의해 번번히 공격 차단 당한 아기치는 전반 35분에 송종국을 고의적으로 밀치는 신경질 적인 행동을 범했다. 크로스가 부정확하고, 수원 중앙 공격을 차단하는데 번번히 실패하면서, 무기력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갈 여유를 찾지 못할 정도로, 김진우에게 족쇄처럼 번번히 막혔다. 왼쪽에서 안성훈의 공격을 저지한 황규환이 김진우와 함께 아기치의 공격까지 꽁꽁 봉쇄했다. 김진우와 황규환이 중원을 튼튼히 지키자, 나드손과 김동현 등이 활발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4-4-2 대형 전환, 뒷심 강했다.

인천전에서 3-4-1-2 대형을 구사한 수원은, 후반 14분에 부상 당한 나드손을 대신하여 신영록을 투입하면서 4-4-2 대형으로 전환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안효연을 왼쪽 윙으로 포진 시키고 송종국을 오른쪽 윙으로 올리면서 측면 공격력을 강화할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이병근-마토-박건하-곽희주'의 견고한 4백 라인을 앞세워 인천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수비력을 강화했던 것이다. 수원은 경기 도중에 4-4-2 대형으로 전환하면 그동안 좋은 경기 운영을 펼쳤고, 이번 인천전에서도 성공적으로 대형을 전환했다.

▲ 수원 수비수 마토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4-4-2 대형으로 전환한 결정적인 계기는, 공격력이 부진한 인천이 후반 8분에 공격수 황연석과 박재현을 투입하면서 부터 였다. 인천은 후반 8분 이전까지 '여승원-방승환-박종찬'과 '박종찬-여승원-방승환'의 3톱이 수원 수비수들에게 일방적으로 막혀 다녔다. 후반 8분 이후에는 '박재현-방승환-황연석'의 3톱을 앞세우면서, 주로 노련한 황연석에게 공격이 집중 되었다. 상대팀의 3톱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3백 라인보다 4백 라인을 앞세우는 것이 효과가 크다. 그래서 공격수 신영록이 교체 투입한 후반 14분에 이병근을 왼쪽 풀백으로 전환하여 4백 라인을 앞세운 것이다.

추격골 넣는 입장에 속한 인천의 의도는, 황연석이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대각선 이동하면 방승환과 박재현이 위협적인 움직임을 앞세워 수원 수비수들의 위치를 바깥쪽으로 분산 시키는 것이었다. 그 뒤에 중앙에 위치한 황연석이 골을 성공 시키는 의도가 눈에 띠게 잘 드러났다. 하지만 3명의 인천 공격수가 수원 수비수들에게 철저하게 막히는 역효과로 이어졌다. 4명의 수원 수비수가 수비에 치중을 두면서 인천 공격수들을 철저하게 방어하여, 인천의 공격을 번번히 차단했다.

특히 191cm의 마토는 192cm의 황연석을 가까이 달라 붙은 뒤에 악착같이 견제하여, 수원의 중앙 수비를 튼튼히 지켰다. 이병근은 황연석을 막기 위해 마토와 함께 협력 수비를 펼치면서, 수비 조직력을 극대화 시켰다. 박건하와 곽희주는 방승환과 박재현을 끈질기게 견제했다. 4명의 수비수들은 경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수비 조직력을 강화한 끝에, 팀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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