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하, 김정현 기자) 주장으로 대한민국을 16강으로 이끈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승리 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이 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1승 1무 1패로 우루과이와 승점과 골득실(0)에서 동률이었지만, 다득점에 앞서며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황희찬의 결승골을 도운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믹스드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소감이 따로 필요할까 싶다. 자랑스러운 순간일 거고,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제 다음 경기를 침착하게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후 눈물을 흘린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기쁘다. 얼마나 노력하는지 누구보다 가까이서 잘 보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높은 위치로 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길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분명 많이 없었을 거라고 본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끝까지 믿음을 놓지 않았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스크를 잠시 벗고 있었던 손흥민은 갑자기 공이 오면서 플레이를 이어가야 했다. 그는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된다. 착용한 지 한 달 된 것 같은데 뼈가 완전히 붙으려면 3개월이 걸린다”라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위치고 좋아서, 해야 할 임무이기 때문에 경기 도중 벗었다고 이제 마스크를 벗고 해도 되는 게 아니라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하는 거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하겠다”고 말했다.
황희찬의 골을 도운 장면에 대해선 “TV로 보면 선수들이 안 보고 패스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을 읽고 ‘언제 패스를 줘야 좋은 슈팅을 할 수 있겠구나’를 짧은 시간 동안 머리로 생각해서 플레이하는 거다. 70, 80미터를 뛰어가서 순간적인 선택을 하는 게 쉬운 쉽지 않다. 하지만 순식간에 위험 지역으로 갔고 상대도 뒤따라왔기 때문에 옆에 있던 (황)희찬이에게 주려고 하다 보니 공간이 없었는데 다리 사이가 보였다. 운이 좋아 잘 연결돼 기적적인 순간이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16강 진출에 대해 “너무 좋다. 16강보다 더 나아갈 수 있으면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거다. 지금 선수들이 너무 좋아하고 들떠있는 건 사실이지만 내일부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또 한 번의 기적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전반에 1-1로 비긴 상황에서 감독이 없는 상황에 어떤 대화를 했는지 묻자 손흥민은 “더 이상 골 먹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전반전을 1-1로 끝냈던 게 좋은 상황을 만들었다. 기회도 올 거라 생각했다. 기회가 오면 잘 살리자고 했다. 선수들이 잘 인지하고, 포기하지 않고 싸워줬던 게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4년 전 독일전을 앞두고도 경우의 수가 살아있었다. 당시엔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가나-우루과이전을 보면서 당시 생각이 낫는지 묻자 “그러진 않았다”면서 “동그랗게 모였을 때 했던 말들은 ‘우린 올라갈 자격이 있다’고 했다. 누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다들 모여서 경기를 보면서 상황들을 얘기해줬다. 그런데도 제 할 말을 하기 바빴다. 그 순간엔 4년 전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첫 골을 넣고 세레머니를 하는데 선수들한테 빨리 넘어오라고 재촉했다. 손흥민은 “전 1분 1초가 아까웠다.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서 전반 종료 직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다. 제가 그 누구보다 기뻤다. 저도 안아주고 싶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선수들도 급했을 텐데 다행히 결과가 좋게 나왔다”라고 밝혔다.
마지막까지 기회가 날 거라고 생각했는지 묻자 “우린 그걸 보고 끝까지 뛰었다. 그렇지 않으면 공격을 할 수 없다. 포르투갈을 상대로 많은 기회를 현실적으로 만들 수 없다. 포르투갈이 경기를 지배해 저희가 수비적으로 실점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건 당연하다. 저희에게 조금의 기회가 왔을 때 결정을 짓는 게 중요하다. 포르투갈도 저희가 수비를 하면 골을 넣기 어렵다. 저희는 끝까지 믿고 기다렸고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고 믿고 이를 더 발전시킨다면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