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일본 축구가 졸전 끝에 코스타리카에 패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행이 불투명하게 됐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축구대표팀은 27일 카타르 알라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2차전에서 후반 36분 상대 미드필더 키셔 풀러에 선제 결승포를 내줘 0-1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지난 23일 독일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둬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코스타리카전도 이기면 16강 진출 조기 확정도 가능했으나 오히려 패했다. 승점 3을 유지하면서 내달 2일 오전 4시에 E조 최강 스페인과 힘겨운 승부를 펼치게 됐다.
반면 24일 스페인에 0-7로 참패한 코스타리카는 일본전 승리를 통해 16강 진출 희망을 살렸다.
독일전 이변에도 불구하고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대표팀 감독은 이날 필드플레이어 절반인 5명을 바꿔 선발 투입하는 파격을 선택했다.
곤다 슈이치가 골문 앞에 선 일본은 포백에 나가토모 유토, 이타쿠라 고, 요시다 마야, 야마네 미키가 포진했다.
중원은 모리타 히데마사, 엔도 와타루 더블 볼란테를 중심으로 도안, 가마다 다이치, 소마 유키가 2선에 자리잡았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한국과 결승전에서 골을 넣었던 우에다 아야세가 공격수로 출격해 월드컵 무대에 데뷔한다.
야마네와 도안, 소마, 우에다, 모리타가 이번 대회 들어 선발로 처음 출격했다. 구보 다케후사는 미나미노 다쿠미, 미토마 가오루와 함께 벤치에서 대기한다.
벼랑 끝에 몰린 코스타리카는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가 선발로 골문을 지키며, 브라이언 오비에도, 오스카르 두아르테, 프란시스코 칼보, 켄들 왓스톤이 포백을 이룬다.
풀러, 셀소 보르헤스, 옐친 테헤다, 헤르손 토레스가 미드필더로 출격한다. 투톱은 안토니 콘트레라스와 조엘 캠벨이다.
경기는 독일전 승리로 기세를 탄 일본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론 그렇진 않았다.
일본은 5명 선발 교체의 후유증 탓인지 장기인 패스미스와 스피드 갖춘 공격을 거의 하질 못했다. 오히려 캠벨을 앞세운 코스타리카가 몇 차례 인상적인 슛으로 일본을 위협했다.
결국 지루항 공방전 끝에 전반전을 서로 골 없이 마치고 후반전을 기약하게 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독일전 결승골 주인공 아사노와 조커 이토 히로키를 집어넣었다. 이어 후반 17분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에서 뛰는 미토마 가오루까지 투입해 2연승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일본은 좋은 프리킥 찬스를 두차례나 얻고도 킥이 부정확해 땅을 쳤다. 전반 16분과 25분 아크 부근에서 연달아 직접 프리킥 기회를 잡았으나 엔도, 그리고 후반 22분 교체로 들어간 이토 준야의 프리킥이 각각 크로스바 위로 벗어나거나 상대 벽에 맞고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날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36분 코스타리카 공격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모리타가 실수를 했고 이 때 생긴 찬스에서 풀러가 왼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이를 곤다가 쳐냈으나 볼은 골망을 출렁였다.
80분 넘게 일본 공격을 막아내고 버텼던 코스타리카가 '한 방'을 꽂아넣는 순간이었다.
이후 일본은 동점포를 위해 공세를 강화했으나 후반 44분 찬스 때 나바스의 선방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엔 일부 일본 관중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군대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꺼내 걸었다가 조직위 제지에 접었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