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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3구단 전력분석(7)]전북, '기술축구'로 승부한다

기사입력 2005.03.05 12:04 / 기사수정 2005.03.05 12:04

이상규 기자

(전북의 통영컵 경기장면 / 사진출처 : 전북현대 모터스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 수퍼컵에서 성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전기리그 준우승과 컵대회 3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차출 및 뒷심 부족으로, 후기리그에서 12위로 추락하여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더욱 아쉬운 것은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이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으나, 골키퍼 이용발의 결정적인 실수 영향으로 2:2로 비겨,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가 아쉬웠다면, 올해는 아쉬움을 털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조윤환 감독이 "우리팀은 우승권 팀에 비해 선수 보강을 많이 못했다." 라고 밝혀, 선수 영입에서 그리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단 전북의 올 시즌 전력은, 우승권에 있는 전력이 아니다.

하지만 조윤환 감독은 올해 '기술축구'를 추구하고 있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이 축구를 보는 재미를 높이기 위한 것이 있고, 조윤환 감독이 부천 사령탑 시절에 추구했던 스타일이라는 점을 떠올릴 수 있다. 최근 2년간 수비 지향적인 축구가 돋보였던 전북 이었지만, 올해는 관중들의 흥미를 높이는 공격 지향적인 기술축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기술축구의 핵심은 미드필드진


조윤환 감독은 지난 2일 K리그 공식 기자회견 도중, 올 시즌 포부 중에서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기술적인 것을 해야 관중들이 많이 찾는다. 미드필드진은 아기자기한 경기 운영을 하고, 다이나믹하게 할 것이다. 올해는 관중들이 많이 찾는, 재미있는 경기 운영을 펼치고 싶다." 관중들의 흥미를 높이기에 충분한 기술축구를 펼치고 싶은 의지가 강했으며, 그 중심을 미드필드진에 두었다.

전북 미드필드진에서 기술력이 뛰어난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 보띠와 윤정환이다. 특히 브라질 출신 보띠가 으뜸이다. 단점을 쉽게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북 공격의 핵이다. 빠른 발과 뛰어난 개인기, 패싱력 등과 같은 기술적인 경기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요소들이 고루 잘 갖추어져 있다. 게다가 지능적인 경기 운영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

노련한 윤정환은 상대팀 선수들의 허를 찌르는 패스 연결과 예리한 킥력, 뛰어난 개인기 등이 뛰어난 선수다. 활동폭과 볼 터치에서 보띠에 밀리는 것과 기복이 있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보띠와 함께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추면, 미드필드진에서 기술적이고 공격적인 경기력을 함께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주로 보띠 쪽에서 공격 기회가 많았지만, 윤정환은 한번의 공격 기회를 동료 선수들에게 날카롭게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었다.

보띠와 윤정환이 기술적인 공격력을 활발히 높이기 위해서는, 뒤에 포진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활약이 중요하다. 고메즈가 떠난 이 자리에 김경량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대인방어에 능한 김경량이 중원을 튼튼히 지켜야 전북의 공격력이 살아날 수 있다. 좌우 윙백을 맡는 김정겸과 박규선의 폭발적인 공격력은, 전북의 측면 공격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보띠와 윤정환이 중앙 공격력을 높여, 미드필드진에서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펼칠 수 있다.


수비진, 올해도 탄탄하다.


전북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시절, '박재홍-김현수-최진철'로 짜인 3백 라인으로 전력에 높은 재미를 봤다. 대인 방어와 조직적인 짜임새에 중점을 둔 두터운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수비력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후기리그에서는 박동혁이 박재홍을 제치고 주전을 맡은 적이 있었고, 주전 수비수가 국가대표팀에 차출되면 임종훈이나 임유환이 공백을 메꾸었다.

박재홍이 올해초에 당시 전남 소속인 김정겸과 맞트레이드 되었지만, 수비진은 여전히 탄탄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박동혁-김현수-최진철'로 짜인 3백 라인으로 수비진의 견고함을 과시할 것이다. 후보 선수인 임종훈과 임유환이 주전으로 출전하여 뛰어난 수비력을 과시할 수 있다. 그리고 2년간 광주의 수비력을 높였던 김대건이 가세하여, 주전 수비수를 맡을 수 있는 선수층이 치열해졌다.

34세와 32세의 최진철과 김현수가 올해들어 수비력이 노쇠해도, 다른 수비수들이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김정겸-박동혁-김대건-박규선'의 4백 라인 전환까지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전북이 지난해 4백 라인을 몇차례 구사했기 때문에, 올해는 3백 라인과 4백 라인을 번갈아갈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전북이 보띠와 윤정환 등이 버티는 미드필드진에서 수준 높은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두터운 수비진의 영향도 나름대로 작용했다. 기술축구를 효율적으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드진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수비진이 튼튼히야 수비 부담을 그리 크게 느끼지 않게 된다. 올해의 수비진은 지난해에 이어 탄탄함을 유지할 것이다.


공격진의 위력을 높여야 한다.


보띠와 윤정환을 통한 미드필드진의 공격력이 뛰어나지만, 특히 지난해 후기리그에서 효율적인 모습을 좀처럼 발휘하지 못했다. 남궁도와 힝키가 포진된 공격진이 부진하여, 공격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마그노-에드밀손' 투톱을 통해 눈부신 맹활약을 펼쳤던 2003년과 대조적인 모습 이었다. 지난해 정규리그를 마무리한 전북의 가장 큰 과제가, 특급 공격수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공격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브라질 출신 공격수 네또를 영입했지만, 지난 통영컵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겸하는 브라질 출신 모레이라도 마찬가지였다. 통영컵이 시즌 이전에 벌어지는 대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네또와 모레이라가 팀에서 맹활약 펼칠 수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멀티 플레이어 왕정현이 통영컵에서 공격수로 출전하여 득점력을 높인 것은, 전북의 약점인 공격력을 말끔히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을 얻을 수 있다. 남궁도의 경기력이 살아날 경우, 기술축구를 펼치는 전북 공격력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손정탁과 김연건이 조커로 출전하여 공격력을 높이면, 전북 공격진의 위력이 지난해보다 더 높아질 것이다. 


니폼니시 감독의 수제자 조윤환감독

지금까지, K리그 외국인 사령탑으로서 최고로 일컬어지는 지도자는 러시아 출신의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이다. 1994년 10월에 부임하여 1998년 12월까지 부천 사령탑으로서 4년 넘게 K리그에서 수준 높은 전술을 구사하는 등,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하여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니폼니시 감독은 세밀한 패싱력 등을 통한 기술적인 공격력, 적극적인 상대팀 미드필드진 공략, 유기적인 조직력 등을 통해 고급적인 전술을 펼쳤다. 주로 미드필드진에서 이러한 경기력이 두드러졌다. '니포 축구'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축구팬들의 높은 인기를 끌었다.

니폼니시 감독의 수제자는 당시 수석코치였던 조윤환 현 전북 감독 이었다.(당시 코치는 최윤겸 대전 감독, 스카우트와 트레이너는 하재훈 전 부천 감독) 조윤환 감독은 니폼니시 감독에 이어 부천 사령탑을 맡아, 미드필드진을 통한 아기자기한 경기 운영을 극대화 시켰다. 당시 386 세대로 주목을 받은 조윤환 감독은 만 39세의 나이에 2000년 대한화재컵 우승을 이끌었다.

2001년 시즌 중반부터 전북 사령탑을 맡은 조윤환 감독은, 최근 2년간 수비에 중점을 두는 축구를 펼쳐왔다. 하지만 기술축구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2003년에는 '마그노-에드밀손' 투톱과 공격형 미드필더 보띠의 삼각 편대를 앞세워 기술적인 공격력을 발휘했고, 지난해는 보띠와 윤정환을 통한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기술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조윤환 감독은 2005년 3월 2일 K리그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술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과거 부천 시절에 보여 주었던 기술축구를, 다가오는 2005년 K리그 에서는 그때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선보일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2005년의 전북 축구는 지난해 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전북의 2004년 주요 성적

-수퍼컵 우승
-전기리그 준우승
-컵대회 3위
-후기리그 12위(정규리그 6위)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 탈락
-FA컵 8강전 탈락

전북의 사령탑 : 조윤환 감독

전북의 새로운 선수들

네또(전 모지미림. FW) 모레이라(전 월살. FW, MF) 세자르(전 크리슈마. MF) 왕정현(전 서울. FW, MF, DF) 김정겸(전 전남. MF) 등 다수

전북의 2005년 예상 BEST11

GK : 이광석
DF : 박동혁, 김현수(임유환), 최진철
MF : 김정겸(김태영), 윤정환, 김경량, 보띠, 박규선
FW : 네또(남궁도), 왕정현(모레이라)
*주 대형 : 3-5-2(4-4-2 가능)

키 플레이어 : 남궁도(FW) 보띠, 윤정환, 김정겸, 박규선(이상 MF) 박동혁,최진철(이상 DF)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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