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레전드를 위해 뛴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아르헨티나의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를 추모했다. 메시의 조국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리비아전 패배와 함께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가운데 마라도나를 떠올리며 파이팅을 다짐한 것으로 해석된다.
메시는 26일 자신의 SNS에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사진을 게시했다.
조국이 마지막으로 월드컵을 들어올렸던 1986 멕시코 대회 때 사진이다.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신의 손' 논란을 불러일으킨 골을 포함해 총 5골을 뽑아내며 아르헨티나 무패 우승을 이끌었다.
4차례 월드컵 활약도를 인정받아 국제축구연맹(FIFA)이 펠레와 함께 그를 '20세기의 선수'로 공동 선정하는 등 세계축구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위대한 미드필더다.
메시 역시 마라도나가 감독이었던 2010 남아공 월드컵에 함께 나서는 등 추억을 갖고 있다.
마라도나는 메시를 향해 "월드컵 우승으로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등 그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애를 썼다. 물론 2014 월드컵에서 메시가 아르헨티나의 준우승에도 골든볼을 수상하자 "(16강 이후)토너먼트 골이 없다"며 메시가 상을 타기엔 부족했다고 쓴 소리도 했다.
그런 마라도나는 2020년 11월25일 심장마비로 60세 나이에 숨졌고, 마침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마라도나 별세 2주년이 됐다.
마침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전 충격 역전패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를 맞았다.
27일 오전 4시 멕시코전은 메시나 아르헨티나 입장에서 마라도나를 위해 뛰고 승리를 바치는 경기가 됐다.
마라도나는 전력이 떨어지는 팀을 이끌고도 마법과 같은 기량으로 승리를 이끈 적이 적지 않았다.
영원한 라이벌 브라질과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16강전이 대표적이다.
아르헨티나는 조별예선에서 카메룬에 패하는 등 만신창이가 된 채 16강에 간신히 올라 3연승 기록 중이던 브라질을 만났으나 1-0으로 누르고 8강에 진출, 결국 결승까지 내달려 준우승했다.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슛이 골대를 수차례 강타하는 등 고전했다. 그러나 후반 36분 마라도나가 브라질 선수 3명을 순식간에 따돌린 뒤 페널티지역 외곽 왼쪽으로 내준 패스를 클라우디오 카니지아가 받아 결승포를 터트리고 브라질을 떨어트렸다.
이제 전세계가 메시를 주목하고 있다.
멕시코전에서도 패하면 메시는 월드컵과 작별해야 한다. 그런 시점에서 메시가 마라도나를 떠올리며 승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리오넬 메시 SNS, 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