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벤투호 코칭스태프가 우루과이전 무승부 직후 브라질-세르비아전을 찾아 관전한 사실이 눈길을 끈다.
20년 전 4강 신화를 이뤘던 히딩크호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4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남미 난적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기고 귀중한 승점 1점을 얻었다.
우루과이전 목표가 최소 무승부를 통한 16강행 교두보 마련이었던 만큼 태극전사들이 임무를 무난하게 완수한 셈이다.
이제 가나, 포르투갈 등 H조 남은 팀들과의 경기를 위해 전력을 쏟아부을 때다.
하지만 눈 앞의 일만 진행할 순 없다. 우루과이전과 상관 없이 예정된 일정이었다는 게 대한축구협회 설명이지만, 코칭스태프 일부가 브라질-세르비아를 보러 간 것은 조별리그 이후를 염두에 뒀다고밖에 볼 수 없어서다.
태극전사들은 H조에서 1위 혹은 2위를 차지할 경우, G조 조별리그 통과 팀들과 만난다. 브라질이 G조 1위 유력팀으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한 가운데, 세르비아와 스위스가 2위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세르비아 관전은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한편으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감독 및 코칭스태프들의 움직임을 떠올리게 한다.
히딩크호 역시 월드컵 본선 때 같은 조 상대국 경기는 물론, 토너먼트에서 붙게 될 팀들의 경기력까지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2022년 6월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아일랜드 맞대결 땐 히딩크 감독이 캐주얼 옷차림으로 나타나 직접 관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틀 뒤 이탈리아와 16강전으로 바빠야 할 시기에 찾은 셈이었는데, 한국이 8강에 진출하면서 훗날 팬들이 히딩크 감독의 선견지명 중 하나로 꼽혔다.
그에 비하면 벤투호는 브라질-스위스전을 벤투 감독이 직접 본 것은 아니어서 히딩크호와 차이점은 있다. 아직 조별리그 통과란 성과를 이루기 전이기도 하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8개 경기장이 좁은 지역 내 몰려 있어 다른 나라 경기를 직접 보러가기 쉽다는 점, 우승후보 브라질이 처음 치르는 경기라는 점도 코칭스태프 '직관' 배경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음 경기를 넘어 그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 만큼은 20년 전 히딩크호 행보와 닮았다고 볼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