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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나대로 트리오' 가동 시키나?

기사입력 2005.02.27 10:51 / 기사수정 2005.02.27 10:51

이상규 기자

(수원 시절의 산드로 / 사진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올해초 K리그 이적시장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팀은, K리그의 디펜딩 챔피언 수원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전 선수로서 4강 신화를 이끈 스타 플레이어 송종국과 김남일 영입으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지난해 부산 소속으로 FA컵에서 맹활약 펼친 안효연,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마토 등을 영입하여 전력을 보강했다.

이번에는 일본 J리그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의 산드로 영입설로 주목 받고 있다. 브라질 국적의 산드로(25)는 2000년대 초, K리그의 강자 수원의 공격수로서 맹활약 펼친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이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73경기에 출전하여 32골을 넣은 산드로는, 2001년 정규리그 득점왕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2001년 아시안 클럽 선수권대회, 2002년 FA컵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산드로는 K리그에서 성공한 뒤, 2003년부터 활약한 J리그에서도 맹활약 펼쳤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 20대 여성에게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뒤, 2월초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 되었다. 수원의 산드로 영입설이 얼마전부터 타 언론 매체에서 보도되자, 수원 구단을 향해 질타하는 축구팬들이 적지 않았다. 아직 산드로 영입에 대한 수원 구단의 공식 발표는 없었다.

하지만 산드로의 수원 이적이 최종 확정 될 경우, 공격진이 더욱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 산드로는 빠른발을 통한 위협적인 돌파력이 뛰어난 선수다. 골 감각까지 뛰어나, 공격수로서 인상깊은 활약을 과시했다. 불과 약 2년전까지 K리그에서 맹활약 펼친 선수라는 것을 고려하면, 수원으로 다시 돌아와서 성공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산드로가 수원의 주전으로 자리잡을 경우, 일명 '나대로 트리오(나드손-김대의-산드로)'의 형성이 가능하다. '나대로 트리오'는 얼마전부터 일부 축구팬들에게 불리기 시작했다. 3-4-1-2 대형을 구사하는 수원은 공격 삼각 편대에 나드손과 김대의, 안효연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나드손과 김대의가 지난해 주전 선수로 활약했고, 산드로가 주전으로 활약하면, 실제로 '나대로 트리오'가 가동될 수 있다.

그러나 공격수 안효연이 쉽게 주전 자리를 내줄 선수가 아니다. 얼마전 수원의 우승으로 끝난 A3 챔피언스컵에서 수원의 우승을 공헌했고, 템포축구를 구사하는 수원 전술에 큰 무리없이 적응하는데 성공한 모습을 과시했다. 안효연은 올해초 동계훈련때 부터 나드손, 김대의와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오히려 안효연이 산드로를 제치고,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수원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타팀보다 더 많은 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주전 선수들이 전 경기를 뛰는데 체력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백업 선수들의 출전 빈도가 높을 수 있다. 산드로의 주전 출전 기회가 있다. 굳이 산드로가 주전으로 출전하지 않아도, 경기 도중에 교체투입 되어 '나대로 트리오'를 형성하여 공격 펼칠 수 있다. 산드로 영입시, 트리오 형성은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나대로 트리오'는 2000년대 초, 주로 다이아몬드 형태의 4-4-2 대형을 구사한 수원 공격력을 주도한 '고데로 트리오(고종수-데니스-산드로)' 시절을 추억할 수 있다. '고데로 트리오'는 상대팀 수비진을 초토화 시키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퍼부었다. 고종수(현 전남)는 당시 K리그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산드로와 데니스(귀화명 이성남. 현 성남)는 당시 K리그 최고의 투톱을 형성했다.

그 트리오를 형성한 산드로가 다시 수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어, '나대로 트리오'로 연결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고데로 트리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2003년 여름에 브라질 출신 공격수 나드손을 영입하기 이전까지, '서뚜비 트리오(서정원-뚜따-가비)'가 있었다. '고데로 트리오'를 형성한 선수들이 2003년에 타팀으로 떠나자 등장한 '서뚜비 트리오'는, 수원 공격력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트리오는 수원만 구성되었던 것이 아니다. 지난해 A3 챔피언스컵에서 성남의 우승을 이끈 이성남과 아데마, 하리를 가리켜 '이데리 트리오(이성남-아데마-하리)'가 형성 되었다. 그러나 아데마와 하리가 지난해 전기리그에서 부진한 영향으로, 명성이 높은 '고데로 트리오'에 비해 존재감이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트리오 형성은 K리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 농구대잔치가 높은 인기를 받은 시절에 최강의 팀으로 군림한 기아자동차에는, '허동택 트리오(허재-강동희-김유택)'가 있었다. 김영만이 1990년대 중반에 기아자동차에 입단한 이후, '허동만 트리오(허재-강동희-김영만)'가 KBL 출범 초기까지 형성했다. 프로야구팀 두산은 '안성기 트리오(안경현-홍성흔-홍원기)'를 주축으로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트리오 형성은 팬들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다. 주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선수들을 주축으로 트리오를 형성하여, 여러 선수를 지칭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트리오 이름 그대로 부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K리그에는 '고데로 트리오'가 명성을 높였고, 그 이전에는 농구계에서 '허동택 트리오'가 지금까지도 기억되고 있다.

이처럼 산드로의 수원행이 최종적으로 확정 되었을 때, '나대로 트리오' 가동 시에는 수원이 인기를 끌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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