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반(反) 유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미국의 래퍼 겸 사업가 카녜이 웨스트(칸예 웨스트, YE)에 대해 여러 기업들이 '손절'에 나서고 있다.
칸예는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오늘 밤 조금 졸린데,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유대인들에 대해 '데스콘 3(Deathcon 3)'를 발동할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미군 방어 준비 태세를 뜻하는 '데프콘'을 빗댄 것.
앞서 칸예는 지난 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패션쇼에 '백인 목숨도 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과정에서 흑인 보수주의자인 정치평론가 캔디스 오웬스도 색이 반전된 같은 티셔츠를 입고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패션지 보그의 편집장 가브리엘라 카레파 존슨이 그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는데, 칸예는 가브리엘라의 패션이 별로라는 게시물을 올렸고, 결국 모델 지지 하디드도 그를 비판하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칸예는 "당신에게 나를 저격하라고 한 유대인들에게 그 누구도 나를 위협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을 당신을 본보기 삼아서 보여줄 것"이라며 "네 할 일이나 해라"라고 반응했다.
이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Meta)는 해당 게시물에 대해 게시물 규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콘텐츠를 삭제조치했다. 트위터 또한 그의 발언을 혐오 발언 규정에 위반된다며 이를 삭제했다.
이에 오랜 기간 패션지 보그가 더이상 칸예와 협업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고, 2003년부터 함께해온 유니버설 뮤직 산하 레이블 데프 잼 레코딩 또한 칸예를 퇴출시켰다.
칸예가 몸담았던 할리우드 최고 에이전시 CAA도 그와의 계약을 해지했으며, 몇 년간 촬영해서 완성한 칸예의 다큐도 폐기처리했다.
이뿐 아니라 칸예의 디자이너 커리어도 끝날 위기에 처한 상태다. 오랜 기간 함께해온 발렌시아가가 지난 21일 칸예와의 관계를 끊었고, '이지'(YEEZY) 시리즈로 엄청난 매출을 올렸던 아디다스도 25일 칸예와의 파트너십 관계를 끊었음을 공식 선언했다.
아디다스는 성명서에서 "칸예의 신발·의류브랜드 '이지'와 협업한 제품은 생산을 중단하고, 예와 그 관련 업체에 대금 지급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아디다스는 반유대적 발언을 비롯해 어떤 종류의 혐오 발언도 용인하지 않는다"면서 "그의 최근 언행은 용납할 수 없으며 혐오에 가득 차 있고 위험하다. 이는 다양성과 포용성, 상호 존중, 공정성 등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위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2013년부터 이어져온 아디다스와 예의 협업은 10주년을 맞이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그간 아디다스는 칸예와의 협업으로 연간 약 20억 달러(약 2조 9000억원)의 수익을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아디다스 전체 매출액의 8%에 육박한다.
사진= AFP/연합뉴스, 캔디스 오웬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