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이 술 문제로 갈등하는 부부의 사연에 공감했다.
17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오은영이 술 문제로 갈등하는 부부와 상담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술을 마시면 폭언을 하며 다투는 부부의 사연이 소개됐다. 아내는 쌍둥이를 육아하며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남편은 직업의 특성상 비가 내리는 날에는 일을 할 수 없는 탓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아내는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극단적인 생각이 들고 생명 보험을 알아봤다며 오열했고, 오은영은 영상을 지켜보다 함께 눈물 흘렸다.
더 나아가 아내는 남편이 술을 마시는 날이 365일 중 364일이라고 말했고, 술에 취해 폭언뿐만 아니라 폭력을 가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아직도 왼쪽인가에 상처가 있다. 제습기 필터가 있다. 사람이 본능적으로 반사 신경이라고 누가 저를 때리려고 하면 손을 들지 않냐. (제습기 필터) 그걸로 저를 내리찍는데 이 팔로 하니까 쫙 찢어졌다. 안에 뼈는 아닌데 뼈가 보일락 말락. 그날 밤새도록 피가 안 멈췄다"라며 회상했다.
아내는 "그때 너무 무서워서 신발도 안 신고 맨발로 뛰쳐나왔다. 인생 살면서 이렇게 난폭한 사람은 처음 만나봤다. 헤어지려고 나왔다. 그때 남편이 저를 붙잡았다. 그때 당시에는 이 사람을 좋아했던 것 같다. '한번 이해해 줘볼까?'라는 생각이었다. 잘못했다고 싹싹 비니까. 그랬으면 안 됐던 것 같다"라며 고백했다.
오은영은 "남편분은 본인이 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냐. 어떤 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냐"라며 질문했고, 남편은 "꼭 술의 힘을 빌려야만 취중 진담으로 말을 할 수 있고 속마음을 보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한 거다"라며 털어놨다.
오은영은 "요즘에는 알코올 중독이라고 표현하기보다 알코올, 카페인, 담배를 물질이라고 한다. 이 물질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로 진단한다. 남편분은 술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술과 관련된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절대 하나가 아니다. 그런데 중요한 게 유전이다. 집안에 술 문제가 있는 직계가족이 있으시냐"라며 설명했다.
남편은 "아버지가 되게 술을 많이 드셨다. 일을 하시면서도 술을 드셨다. 결국에는 어머니랑 이혼을 하셨다. 제가 생각해도 아버지 삶과 거의 흐름이 비슷하다"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오은영은 "(아이들이) 행복도 보고 크고 슬픔을 어떻게 다뤄내는지도 보고 크고 인생을 살면서 스트레스와 갈등이 있을 때도 이건 우리 부모는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보고 큰다. 앞으로 20년간 걔들은 그거 보고 큰다. 술은 줄이는 게 아니라 단주를 권한다. 첫 술잔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라며 못박았다.
특히 오은영은 "조금 구체적으로 몇 가지로 카테고리를 나눠보려고 한다. 첫 단계. 각자 가지고 계신 문제를 제대로 치료받으셔야 한다. 산후우울증과 알코올 사용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의지가 너무 중요하다"라며 당부했다.
오은영은 "경제적인 부분도 어려움이 있다. 경제 전문가와 의논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조심스럽지만 아내분께 간곡하게 말씀을 드리는 거다. 아이들은 장난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빈 통에 콩 집어넣고 흔들어도 다 장난감이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다 해줄 수 있다. 제가 속속 만들어서 올린다. 돈 안 들게. 두 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조언했다.
오은영은 "일명 '사랑해도 될까요?' 힐링 리포트다. 퇴근을 하고 문을 열자마자 두 사람은 만나는 순간이다. 눈을 맞추고 서로 위로받고"라며 덧붙였고, 남편이 귀가할 때 부부가 인사를 나누며 다정한 말을 건네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