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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NL 리그 MVP의 논쟁거리.

기사입력 2007.11.22 04:02 / 기사수정 2007.11.22 04:0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7 아메리칸리그 MVP는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MVP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아무런 논란은 없었고 A-ROD의 3번째 MVP 수상을 축하하는 보도가 대부분을 이루었습니다.

당초 로드리게스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후보가 없었다는 점이 이러한 이유가 됐었는데 내셔널리그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정규시즌이 끝날 때에도 최종적인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되면서 향후 포스트시즌도 MVP 선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AL 사이영상 수상자가 2007 월드시리즈 챔피언 팀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조시 베켓이 아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C.C 사바시아로 결정된 사례에서 보였듯 투표는 정규리그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중요한 기록 부분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린 것보다 전체적인 기록의 상황을 비교한 뒤 실질적으로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최종적인 표를 던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사바시아가 MVP를 수상한 것은 납득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내셔널리그 MVP에 콜로라도 로키스의 맷 할리데이가 아닌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미 롤린스가 수상자가 된 것은 적잖은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MVP의 전통적인 기준에서 볼 때, 누가 뭐래도 2007 내셔널리그 MVP는 지미 롤린스가 아닌 맷 할리데이였습니다. 선두타자인 롤린스에 비해 할리데이는 타선의 중심타자이고 타격의 주요부분인 타격과 타점에서 리그 선두에 올랐습니다. 0.340의 타율에 137타점을 올렸던 할리데이는 홈런도 36개나 때렸고 386개의 총루타 수와 역시 내셔널리그 최고의 50개의 2루타를 때렸습니다.

이러한 눈부신 정규리그 성적에 리그 챔피언시리즈 MVP까지 받은데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팀의 선수가 MVP를 못 받은 사례는 정말 희귀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사이영상 수상자나 MVP 수상자의 내역을 보면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던 선정결과가 심심찮게 있었는데 이번 내셔널리그 MVP역시 그런 사례의 하나가 될 듯 합니다.

아메리칸리그가 에이로드의 수상이 확실하다는 지배적인 의견이 나온 것에 비해 내셔널리그는 4명의 후보가 끝까지 접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 네 명의 후보는 지미 롤린스와 맷 할리데이, 그리고 데이비드 라이트(뉴욕 메츠)와 프린스 필더(밀워키 브루워스)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항은 홈런왕에 그친 필더는 차치하고서라도 데이비드 라이트의 성적 또한 지미 롤린스에게 뒤질만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라이트는 0.325의 타율에 107타점 30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만약 메츠가 시즌 막판에 필리스에게 역전을 당하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면 결코 라이트를 만만한 후보로 보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라이트가 시즌 내내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메츠가 정규리그 막판까지 리그 1위를 지키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지만 그도 롤린스에게 묻혀야만했습니다. 내셔널리그 MVP의 향방은 할리데이와 롤린스의 공방이 아닌 할리데이와 라이트의 접전을 예상한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고 2007년의 내셔널리그 MVP 타이틀은 결국 롤린스에게 돌아갔습니다. 과연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우선 지미 롤린스의 이번 시즌 성적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0.296리의 타율에 94타점을 기록했고 홈런은 톱타자로서 많은 30개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41개의 도루를 기록한 점도 그의 주가를 올리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위의 기록을 보면 할리데이와 라이트와는 너무나 비교되는 사례입니다. 1번 타자로서 홈런과 타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최소한 롤린스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할리데이를 제치고 타격왕 정도는 올라야 그가 MVP로서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지배적이었습니다.

실제로 2001년, 많은 논란 속에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즈키 이치로는 신인왕과 리그 MVP를 동시에 석권했습니다. 롤린스와 마찬가지로 톱타자인 그가 쟁쟁한 후보들을 따돌릴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0.350을 넘는 고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왕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롤린스는 이러한 부분에서도 MVP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롤린스가 최종적으로 선정단의 투표를 많이 획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롤린스는 비록 타율이 0.296에 그쳤다고는 하지만 이 기록은 정규시즌 총 경기인 162경기를 모두 치르고 얻은 기록입니다. 최다안타부분에서는 212개의 안타를 때려 2위를 기록했고 선두타자로서 가장 중요한 득점 부분에선 139개로 리그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가장 치기 어렵다는 3루타를 무려 20개나 때려내 이 부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기자단에게 확실하게 어필한 부분은 아마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롤린스는 유격수로는 역대 3번째로 30-30(홈런-도루)을 달성했습니다. 거기에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20(2루타)-20(3루타)-20(홈런)-20(도루)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수치는 그야말로 타석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활약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또한, 1번 타자로서 162경기를 모두 소화하고 이런 기록을 냈다는 것은 상당한 가치를 증명합니다. 게다가 포지션은 수비부담이 가장 많은 유격수입니다. 사실 팀의 감독들은 할리데이나 에이로드 같은 선수들 보다 실질적으로 팀의 승리를 위해 전천후로 활약을 펼치는 롤린스에게 더욱 매력을 느낄 것입니다.

표면적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기록을 떠나 실질적인 리딩 플레이어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지미 롤린스만한 선수는 드물 것입니다. 야구에서 확실하게 팀의 보탬이 되고 공격뿐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 전천후로 활약해 주는 선수에게 표를 던진 것이 아마 이번 내셔널리그 MVP 선정의 기준이 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토록 뛰어난 활약을 보인 롤린스에게 지지를 보내기엔 할리데이의 활약은 너무나 아깝게 여겨집니다. 물론,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썼다는 점도 있습니다만 할리데이의 기록은 분명 아까운 기록입니다.

지미 롤린스가 MVP로 선정됐다는 데에 할리데이는 아낌없는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섭섭한 역대 MVP 후보도 드물 것입니다.

<사진=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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