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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사토자키의 투수리드에 주목하라!!

기사입력 2007.11.20 00:41 / 기사수정 2007.11.20 00:41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다이아몬드의 안방 마님' 역할을 하는 포수는 더없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마운드의 투수가 아무리 좋은 공을 가지고 있어도 공을 받는 안방마님이 미덥지 못하면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는 거침없이 돌아가게 마련이다.

오는 12월 대만에서 벌어지는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야구 예선전을 겸한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 대한민국 대표팀이 상대하게 될 일본의 선발투수는 195cm의 장신에 다양한 변화구를 자랑하는 다르빗슈 유(21. 홋카이도 니혼햄 파이터스)가 유력시된다.

그러나 변칙 작전에 능한 호시노 센이치(60) 일본 대표팀 감독의 특성상 한국 전 선발로 다르빗슈가 나올지, 좌완 나루세 요시히사(22)가 나올지는 경기 당일이 가까워져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선발투수의 공을 잡을지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바로 지바 롯데 마린스의 주전 포수 사토자키 토모야(31. 사진)가 마스크를 쓰게 될 전망이다. 사토자키는 지난 2005' 시즌 지바 롯데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주역 중 한 명으로 이듬해 벌어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는 일약 대표팀 마스크를 쓰는 등 승승장구했다.

일본 대표팀 포수들을 살펴봐도 사토자키는 다른 포수들에 비해 종합적인 우위에 있다. 아베 신노스케(30.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올 시즌 .275 33홈런 101타점으로 굉장한 화력을 과시했으나 투수리드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못 받고 있다.

한신 타이거스의 노장 야노 아키히로(39)의 경우는 피안타 후 바깥쪽 공을 지극히 선호하는 '소심'형 안방마님이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정 포수인 아이카와 료지(32)는 공, 수 양면에서 경쟁자들에게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전형적인 '백업 포수'로 분류되어 있다.

사토자키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은 .270 14홈런 75타점으로 크게 나쁘지 않다. 도루 저지율(.402)도 수준급이며 타자 안쪽 공과 바깥쪽 공을 적절히 섞어서 주문, 투수 리드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포수다.

올 시즌 지바 롯데에서 사토자키가 투수에게 주문한 리드를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사토자키는 나루세와 호흡을 맞출 때 좌타자 안쪽 낮은 존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직구를 주문해 승부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나루세는 공을 던지면서 포수 미트를 끝까지 주시하며 팔을 끌고 나오는, 컨트롤과 볼 끝이 좋은 투수다. 스기우치 도시야(27.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같은 스리쿼터 형이 아닌 정통파 스타일이라 아래로 떨어지는 각도 좋다.

사토자키는 좌타자와 나루세의 승부에서 카운트를 확실하게 잡을 때는 낮은 안쪽 슬라이더를 초구에 자주 주문했고 이후 유인구는 체인지업으로, 마지막 승부수에서는 직구를 주문하며 좌타자를 요리했다.

비율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나루세-사토자키 배터리가 좌, 우타자 관계없이 상대할 때 안쪽 공 구사율은 40%에 육박했으며 바깥쪽 공의 비율 또한 40%였다. 그러나 좌타자용 승부구는 초구 슬라이더-유인구 체인지업-승부구 직구의 비율이 꽤 높았다. 거의 다 낮은 안쪽 공이었다.

다르빗슈와 배터리를 이룰 경우를 생각해보자. 다르빗슈가 니혼햄에서 배터리를 이뤘던 다카하시 신지(29)는 공격형 포수에 가까워 투수 리드를 주도했다기보다 투수 우선의 리드를 추구했다. 다르빗슈는 이에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카운트 잡는 데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안쪽과 바깥쪽을 두루 리드하는 사토자키라면 역회전 볼의 구사비율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다르빗슈의 역회전 볼은 높은 타점에서 떨어지는 각이 크고 구속도 140km/h 중반대로 빠르다. 싱킹 패스트볼보다는 떨어지는 싱커에 가까운 공이다.

이 경우 역회전 볼이 좋은 지바 롯데의 마무리 고바야시 마사히데(33)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예측할 수 있다. 사토자키가 고바야시에게 가운데 안쪽이나 몸쪽 높은 쪽으로 주문하면 이는 위협적인 역회전 볼로 날아갔다.

또한, 다르빗슈의 커브는 회전이 적어 아래로 떨어지는 각이 상대적으로 더욱 커지는 스타일이다. 타격 시의 반발력도 그만큼 떨어진다. 사토자키는 떨어지는 공이 좋은 투수에게는 그 공을 더욱 살릴 수 있도록 주문하는 스타일.

실제로 사토자키는 지난 WBC에서 스플릿터가 좋은 오츠카 아키노리(34.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바깥쪽에 떨어지는 변화구를 자주 주문했다. 지바 롯데 선발 마운드 한 축을 담당했던 시미즈 나오유키(31)의 경우도 비슷하다.

이전의 리드를 비추어 볼 때, 사토자키는 다르빗슈에게 우타자 몸쪽 높은 데에 역회전 볼을, 바깥쪽 낮은 쪽에 커브를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주효해 볼 카운트가 유리해지면 다르빗슈의 바깥쪽 낮은 직구가 나올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사토자키는 김성근(65. 현 SK 와이번스) 감독이 지바 롯데 인스트럭터 시절 바비 밸런타인(57) 감독에게 2005' 시즌을 앞두고 추천했던 선수 중 한 명이다. 이후 사토자키는 일취월장하며 일본 대표팀의 없어서는 안 될 포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성근 감독이 인정했던 사토자키. 대표팀 타선은 그와 호흡을 맞출 일본 투수들의 공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사진=지바 롯데 마린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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