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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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습에 대처하는 한국의 자세

기사입력 2007.11.18 06:23 / 기사수정 2007.11.18 06:23

양승범 기자

        


[엑스포츠뉴스 = 양승범 기자]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한국이 아시아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이유로 가장 먼저 꼽힌 것은 상대의 수비적 성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지 못한 것이었다.
 
한국보다 객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상대 국가들은 ‘선 수비 후 역습’의 체제로 한국전에 대비했고, 이를 성공적으로 공략하지 못해 매 대회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는 것.
 
5년여가 지난 2007년 11월 17일,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5차전에 나선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한국 축구의 ‘해묵은’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날 우즈베키스탄을 맞은 한국 올림픽팀은 김창수-강민수-김진규-신광훈을 내세워 4백 수비진을 형성, 우즈베키스탄 공격진을 맞았다.
 
우즈베키스탄의 공격 방식은 예상됐던 대로 ‘선 수비 이후 빠른 역습 전개’. 상대의 수비적 성향을 일찌감치 파악, 공격 위주의 경기에 나선 한국에 대비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내내 우즈베키스탄의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빠른 침투와 측면을 이용한 역습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수비에서 한 번에 넘어오는 빠른 역습에 중앙 수비는 상대 공격수를 놓쳤고, 측면 수비진이 공격에 가담해 비워진 공간을 효율적으로 메우지 못해 우즈베키스탄의 살로모프, 이브라히모프에게 번번이 돌파를 허용한 것.
 
상대의 역습이 오프사이드 또는 막판의 결정력 부족으로 무산되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실점을 허용할 수 있는 위험한 순간들을 자주 연출하며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후반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한국의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공격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적절히 활용하며 차단하는 데 성공했지만, 집중력이 급격히 저하되며 잦은 측면 돌파를 허용한 것. 패스 또한 정확성이 떨어지며 상대 공격수에게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전반 2분에는 중앙 수비가 상대 빅마예크에게 정면에서 공간을 내주며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고, 후반 6분 역시 코너킥에 이은 혼전 상황에서 상대에게 결정적인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정성룡 골키퍼의 멋진 선방에 힘들게 위기를 넘겼지만, 결정력이 좋은 팀을 상대했더라면 자칫 실점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
 
특히 후반 중반에 들어서며 선수단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저하, 경기 주도권을 우즈베키스탄에 넘겨주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후반 18분 장신의 김근환을 투입, 좌우 윙백의 활발한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통해 경기를 뒤집으려 했으나 중원에서 미드필더가 무너지며 이 또한 불발에 그쳤다.
  
17일 경기에서도 한국은 고질적인 ‘선 수비 후 역습’을 통한 상대 공격을 적절히 차단하지 못한 데 이어 후반 집중력 부재의 문제까지 드러내며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대로라면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더라도 졸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

이제 한국 대표팀은 바레인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바레인과의 일전은 최종예선 통과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경기. 이제 한국에 남은 시간은 길어야 4일에 불과하다. 이른 시일 안에 수비 조직력과 역습 공격에 대비하는 해결책을 찾고, 예선 통과가 확정된다면 남은 기간 이에 대한 본질적인 대처 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사진 = 한국 올림픽 대표팀 (C) 엑스포츠뉴스 DB]



양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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