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수원삼성 팬들이 준비한 걸개는 수원 선수단의 마음에 닿았다. 어쩌면 선수들의 간절함과 팬들의 간절함이 같아서는 아니었을까.
수원삼성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9라운드 ‘슈퍼매치’에서 3-1로 승리했다. 수원은 8위 서울과의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히며 파이널A 희망을 이어갔다.
경기 후 이병근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비가 많이 오는 가운데 원정석을 채워주신 팬들에게 그동안 죄송했는데 오늘 경기에 열렬히 선수들을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세울 면목이 있다. 그동안 고비를 못 넘겨 아쉽게 지는 경기를 해왔다. 오늘 경기로 조금이나마 갚아서 다행이다. 앞으로 우리 팀이 조금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자주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전 이병근 감독과 믹스드존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과 함께 수원 라커룸으로 향하고 있었다. 라커룸으로 향하는 통로에 크게 걸개가 걸려있었다. "우린 절대 포기하지 않아"라는 문구였다. 수원 관계자에게 물으니 "수원 팬들이 준비해주신 걸개"라고 소개했다. 팬들도 슈퍼매치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이병근 감독에게 선수단의 동기부여를 물었을 때 "슈퍼매치에 대한 정신 무장이 중요하다. 이 경기 승패의 영향이 크다.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슈퍼매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수원 선수들의 정신 무장은 경기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공을 향해 몸을 던졌고 서울 선수들과 몸싸움을 절대 피하지 않았다. 전반 27분 이기제가 발리킥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오현규는 넘어지면서 발을 갖다 대 선제 골을 터뜨려 리드를 가져왔다. 결국 이 선제골이 기폭제가 돼 수원은 슈퍼매치 3연패의 사슬을 끊는 데 성공했다.
이병근 감독은 “그동안 우리가 서울에게 홈, 원정 가리지 않고 져 데미지가 컸다고 생각한다. 6월에 우리가 홈에서 패해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오늘 우리가 라이벌 팀을 이겨 조금 더 자신감을 찾을 것이다. 승리 외에도 많은 것을 얻은 경기다.”라고 슈퍼매치 승리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러면서 이날 라커룸에 걸린 걸개가 영향을 미쳤다며 "매 경기 팬들이 문구를 써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신다. 그걸 보고 저도 선수들도 우리의 위치, 경기 내용이 부족해 자극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걸리지 않으면 좋겠지만, 더 정진해서 선수들이 스스로 느끼고 열정적으로 뛸 수 있도록 조금 더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걸개를 본 베테랑 염기훈도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솔직히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 저도 그렇고 선수들도 걸개를 보면서 지나가지 않고 한 번씩 글을 되새겼다. 저도 글을 보면서 마음을 다시 잡았다. 어떻게 보면 걸개가 선수들에게 경기를 준비하는데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걸개의 의미가 컸음을 전했다.
수원 팬들은 이 걸개 외에도 경기장에 "우리들의 목소리 선수들의 간절함"이란 문구의 걸개를 걸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일당백의 목소리로 서울과 응원전을 벌인 수원 팬들은 결국 간절히 바랐던 슈퍼매치 승리를 따내며 집으로 돌아갔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