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푸른 피 에이스’ 배영수의 ‘레전드 기념식’에 초기 왕조시절 동료들도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배영수는 올해 KBO가 40주년을 맞아 실시한 ‘레전드 40인’에 선정됐다. 20시즌 동안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에서 뛰며 499경기 138승(122패) 7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한 그는 전문가 투표에서 79표(40.51점), 팬 투표에서 232,804표(4.26점)를 받아 총 점수 44.77점으로 40인 레전드 35위에 오르는 영광을 맛봤다.
2000년에 데뷔한 배영수는 삼성에서 무려 열네 시즌을 뛰며 ‘푸른 피 에이스’라 불렸다. 강속구를 던지는 정통파 투수로 두 시즌 연속 삼성 우승(2005, 2006)을 이끌었고, 이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구속이 급감하는 등 선수 생활에 위기를 겪었으나, 강인한 의지와 노력으로 기교파 투수로 변신해 부활, 이후 삼성의 네 시즌 연속 우승(2011~2014)에 일조했다.
이에 배영수는 지난 3일 열린 잠실 삼성-두산전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클리닝 타임 때 그라운드에서 시상식을 가진 배영수는 마이크를 잡고 “은퇴하면서 삼성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는데, 선수생활 때 정말 감사했다“라고 말하며 삼성팬들에게 뒤늦은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후 3루 더그아웃으로 이동해 옛 동료 삼성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3루 더그아웃에서는 배영수와 왕조시절을 함께 한 옛 동료들이 있었다. 바로 박진만 감독대행과 정욱 투수코치였다. 박진만 대행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삼성에서 뛰며 팀의 세 번째와 네 번째 우승을 배영수와 함께 일군 바 있고, 1998년부터 2012년까지 푸른 색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정현욱 코치 역시 팀의 5,6번째 우승을 배영수와 함께 한 바 있다.
옛 동료의 레전드 등극 기념식. 왕조 멤버들은 어떻게 바라봤을까. 박진만 대행은 전날 기념식을 돌아보며 “팀이 이기고 있었으면 가서 이야기 많이 했을텐데 지고 있어서 못했다”라고 농담을 건네며 “그래도 현역 생활을 같이 한 인연도 있고 꾸준히 통화도 하며 지내는 사이다. 레전드 40인에 뽑힌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축하하고 싶다”라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정현욱 코치는 “대단한 선수였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같이 운동할 때도 후배지만 배울 점이 많은 선수였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특히 집념이 대단한 선수였다”라며 배영수를 회상한 뒤, “두산에서도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지도자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면서 지도자로서의 배영수의 활약을 응원했다.
한편, 배영수 코치는 4일 경기를 앞두고 두산은 물론, 삼성 선수단에도 감사의 의미를 담아 커피를 쏘기도 했다. 가족과 친정팀 팬들, 그리고 왕조시절 옛 동료들과 자신의 마지막 불꽃을 태운 현 동료와 팬들 앞에서 뜻깊은 시간을 가졌던 배영수 코치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잠실 박지영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