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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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만 '징계', 대전 서포터만 '면죄부' 씌워

기사입력 2007.10.27 01:57 / 기사수정 2007.10.27 01:57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지난 21일 열린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서 대전 서포터즈에게 물병을 던진 울산 골키퍼 김영광(24)이 '6경기 출전 정지 및 600만 원 벌금'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분명 김영광은 공인으로서 축구팬들에게 눈살을 찌푸리는 행위를 벌임으로써 축구팬들을 기만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김영광에게만 그 모든 책임을 묻는 것 역시 올바르지 못한 처사임이 틀림없다.

26일 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 상벌위원회는 김영광에게 엄벌을 내렸지만, 정작 관중석 가까이에 있던 김영광 쪽을 향해 수십 개의 물병과 깃발, 오물을 그라운드 쪽으로 투척했고 아예 경기장에 일부 서포터가 난입한 사건에 대해서는 구두로만 엄중 경고를 조치했다.

이번 사건은 김영광의 징계만으로 끝나서 될 일은 아니다. 

대전 서포터스들은 물병 투척과 그라운드 난입으로 축구장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했다. 물병 투척은 선수에게 위협을 주기 위한 엄연한 물리적 폭력 행위로서 만약 그 물병이 선수의 얼굴을 맞아 부상당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발전했을지도 른다.

축구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유럽에서는 선수의 인격 모독과 인종차별을 일삼는 서포터의 응원을 엄중히 징계하고 있다. 경기장 난입 시 체포는 물론, 심할 경우 출입 금지의 엄벌을 내릴 때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의 연맹은 김영광과 9월 관중석에 난입한 안정환의 사례에서 보듯 무조건 선수에게 책임만 물었을 뿐 서포터스에는 면죄부만을 씌우고 있다.

경기장에 난입한 관중이 안전보호요원의 진행을 따라 그대로 응원석으로 되돌아갔을 때부터 충분히 예견된 일이지만, 이는 우리 스스로 관중 난동이라는 축구 관전 문화를 방해하는 뿌리를 뽑지 못한 것과 같다.

상벌위원회를 취재했던 한 축구 기자는 "프로축구연맹의 징계는 서포터스가 경기장 이곳저곳에서 난동을 일으켜도 된다는 것과 같은 오류를 범했다"고 비꼬았다.

앞으로 연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중 난동을 철저히 막겠다고 공언했다. 다시는 그라운드에서 선수와 관중이 마찰을 일으키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연맹과 구단, 선수, 서포터즈가 모두 노력해 건전한 축구 문화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K리그의 행정을 담당하는 연맹이 총대를 메고 선수만이 희생당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김금석 기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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