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지영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은퇴투어가 별들의 축제인 올스타전에서 막을 올렸다.
은퇴 시즌이 무색할 만큼 전반기 타율 1위(0.341)에 오르는 맹활약을 바탕으로 이대호는 드림 올스타 지명타자 부문에서 압도적 차이로 선두를 차지하며 개인 통산 10번째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이대호는 전날(15일) 진행된 올스타 프라이데이 홈런 레이스에서 5개를 잠실 담장 밖으로 넘기며 경쟁자들을 제치고 7명의 선수들 중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는 2009년, 2018년에 이은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으로, 양준혁(1993, 1998, 2001) 박재홍(1997, 1999, 2008) 김태균(2005, 2007, 2012)이 보유한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날 드림 올스타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대호는 연장전 포함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비록 바라던 MVP에 선정될 만한 활약은 아니었지만 매 타석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했다. 특히 5회말 세 번째 타석부터는 이름 석 자 대신 '덕분에 감사했습니다'를 새긴 10번 유니폼을 입고 나섰다.
5회말이 끝난 뒤 클리닝 타임 때 이대호의 은퇴투어가 시작됐다. KBO에서 준비한 사진 액자와 꽃목걸이를 전달받은 이대호는 가족들과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 씨는 KBO를 비롯한 10개 구단과 팬들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남편을 향한 응원을 전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이대호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붉어진 눈시울로 “저보다 와이프가 더 고생이 많았는데...더 좋은 사람으로 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은 경기 마무리 잘 해서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고 전했다.
이어 팀 후배인 전준우를 시작으로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오사다하루(왕정치) 감독과 외야수 야나기타 유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에서 함께한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등이 보내온 영상 메시지가 잠실구장 전광판을 통해 송출됐다.
시상식 등 모든 행사가 종료된 후에는 선수들의 특별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팬들의 연호와 함께 마운드에 모여든 올스타 선수들이 이대호를 헹가래치기 시작한 것. 등장곡인 체리필터의 노래 '오리 날다' 가사처럼 "깊은 밤 하늘에 빛이 되어 춤을 춘", 이대호의 마지막 올스타전을 마무리하는 찬란한 라스트 댄스였다.
'굿바이 올스타' 이대호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부산 사나이의 뜨거운 눈물
잠실에 울려퍼진 '대~호'
팬들에게 큰절 '덕분에 감사했습니다'
'대호 날다'
박지영 기자 jy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