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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의 "라떼는~"과 정은원의 "친구야~", 삼성의 거포 유망주를 깨운 한마디[엑:스토리]

기사입력 2022.07.06 13:44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경산, 윤승재 기자)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공민규에게 올 시즌은 가장 기대가 되는 한 해였다. 전역 후 처음 맞이하는 시즌이라 어느 때보다 의욕이 앞섰고, 구단 역시 '거포 유망주'인 그를 향한 기대가 컸다. 4월엔 개막 엔트리까지 포함되며 꽃길이 열리는 듯 했다. 

하지만 시련은 빨리 찾아왔다. 개막 이틀 만에 컨디션 난조로 말소됐고, 4월 중순 다시 1군에 올라왔지만 안타 1개를 생산하고 5경기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으로 내려간 얼마 후에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을 거쳐야 했다. 시련의 연속이었다. 

공민규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제대 후 첫 시즌이라 ‘잘해야 된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몸에 힘도 많이 들어갔고, 세게 쳐야 한다는 생각에 중심도 무너졌다. 조급한 마음에 생각도 많아서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내려온 2군. 내려오자마자 부상까지 입으며 고개를 숙였다. 군대도 다녀오고 이제는 자리를 잡아야 하는 시점에서 찾아온 시련에 연속. 한숨만 나왔다. 굳게 다짐했던 각오가 흔들리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공민규의 방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공민규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특히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소위 “라떼는~”이라 불리는 베테랑의 경험담이 대부분이었지만, 공민규에겐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와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냐고 묻자, “지금 네 나이가 얼마나 좋은 때인지 아냐, 회복력도 빠르고 잠재력도 무궁무진한 나이라 구단도 기대하면서 밀어주고 있다. 앞으로 야구 10년 이상 더 할 텐데 지금 못한다고 벌써 세상 잃은 표정할 거냐”라고 쓴소리를 들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공민규는 “주변에 이렇게 쓴소리를 해주는 사람이 많이 없다. 하지만 (이)원석이 형이 웨이트할 때나 훈련할 때나 맨투맨으로 붙어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이런 현실적인 쓴소리 하나하나가 지금 마음을 다잡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친구’ 정은원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공민규와 정은원은 인천고 동기로 2018년 드래프트 동기이기도 하다. 프로에 와선 비록 다른 팀이 됐지만, 종종 연락을 하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특히 자신보다 훨씬 먼저, 그리고 더 오래 1군 경험을 쌓은 정은원의 조언들은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공민규에게 큰 용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정)은원이가 ‘너는 충분히 잘할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사람이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안 될 때도 있기 때문에, 너무 안된다고 해서 기죽고 풀죽어 있지 말라’고 용기를 많이 불어넣어줬다”라고 전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지만, 자신이 의지하고 신뢰하는 친구가 불어 넣어준 용기는 그 누구의 조언보다도 큰 힘이 됐다.



이렇게나 좋은 주변 사람들의 응원 속에 공민규는 짧은 방황기를 지나 다시 일어섰다. 박한이 2군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타격폼을 정립해나가고, 박진만 2군 감독의 수비 및 타격 지도에 조금씩 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최근 7월 세 경기에선 5개의 안타와 홈런까지 뽑아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다시 1군에 올라갈 날도 머지 않은 페이스다.

하지만 공민규은 조급함을 버렸다. 부상 기간 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받은 수많은 조언과 격려들을 통해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웠다. 공민규는 "마음을 비우니 야구가 즐거워지고, 즐거워지니 야구도 비교적 잘 되는 것 같다"라면서 "앞으로도 이런 마음을 계속 유지하는 게 목표다. 언제 다시 1군에 올라갈진 모르겠지만, 1군에서도 이 마음을 계속 이어가서 야구를 즐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경산 윤승재 기자, 삼성 라이온즈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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