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개인상에 신경을 쓰지 않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손흥민의 득점왕에는 신경을 써줬다.
손흥민은 2일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 센터에서 진행된 ‘손커밍데이’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6월 A매치 이후 약 2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커밍데이’는 오랜만에 한국에 모습을 드러낸 손흥민과 함께 아시아 선수 최초 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을 축하하고 다가올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기원하기 위해, 미디어는 물론 다양한 혼성 및 여성 아마추어 축구 커뮤니티와 함께 하는 특별한 시간도 가졌다.
손흥민은 이날 자신의 생애 첫 득점왕이자 아시아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수상이 결정된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전 노리치시티 원정 경기의 당시 상황에 대해 세세하게 전했다.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득점왕 경쟁을 하고 있었다. 살라는 리그 22골, 손흥민은 21골로 한 골 뒤져있었고 살라는 최종전에서 부상 여파로 교체 명단, 손흥민은 노리치 원정에 선발 출전했다.
손흥민은 "당시 경기에 긴 뒷이야기가 있다"라며 운을 띄웠다. 그는 "저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제가 득점왕을 해서 행복하기도 했지만, 친구들이 어떻게 보면 남의 일인데 자기 일처럼 좋아해 주는 걸 보면서 ‘외국에 나와서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행복함을 줬다"라고 말했다.
당시 경기에서 토트넘은 전반에 2-0으로 앞서갔다. 손흥민은 "(콘테) 감독님은 개인 수상에 대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분이다. 우리의 목표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가는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진출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전반전에 멘탈이 나갈 뻔했다. 기회는 안 오고 저 혼자 많이 조급했다"라며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손흥민은 전반에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상대 골키퍼의 선방과 실수로 인해 놓치며 불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이 끝나고 감독님이 경기 끝나고 챔피언스리그에 가는 게 가장 중요한 거라고 말씀하시면서 마지막에 ‘쏘니가 득점왕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라고 말했다. 동료들도 손흥민을 위해 힘을 실어줬다.
"교체로 들어오는 친구들마다 ’득점왕 만들어줄 게‘라고 하더라. 루카스 모우라, 스티븐 베르흐바인 등 모두 들어오면서 그렇게 말했다. 저랑 경쟁하는 선수들이어서 못 뛰는 상황에서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도와주는 게 참 고마웠다. 그런 건 절대 쉬운 게 아니다. 득점왕보다 그게 더 행복했다.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고 친한 친구들처럼 지내고 자기 일처럼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토트넘 동료들은 사실 살라와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면서 손흥민에게 계속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노리치시티) 경기 후 일주일의 시간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골든부츠 가져와야 해’라고 말했다. 다이어는 심지어 한 달 전부터 이야기했다. 골 넣을 때마다 '골든부츠 네 거야'라고 이야기하더라. 처음에는 모하메드 살라와 격차가 커서 기대 안 했는데, 좁혀지자 모든 선수가 그러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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