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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전력질주", "뛸 수 있습니다!" 위기의 선두, 베테랑 투혼에 ‘흐뭇’

기사입력 2022.06.09 18:18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뛸 수 있습니다!”

지난 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SSG-NC전. 팽팽한 투수전 끝에 경기가 연장으로 흘러가자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부상으로 이날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내야수 최정과 최주환이 내야수 글러브를 끼고 자리를 잡은 것. 

최정은 지난 2일 KT 위즈전에서 사구를 맞은 여파로 5경기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8일 경기 직전에도 “오늘도 출전이 힘들다”는 사령탑의 전언이 있었다. 아울러 최주환은 전날(7일) 경기에서 송구를 받던 중 손가락 끝에 부상을 입으며 부상 이탈, 그 역시 출전이 힘들다는 진단을 받으며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승부가 연장으로 흘러가자 두 선수 모두 글러브를 집어 들었다. 최정은 9회말 3루 수비에 들어갔고, 최주환도 11회말 1루수로 출전해 수비에 임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타석에도 들어서 타격도 임했다. 아직 온전치 않은 최정은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최주환은 12회초 안타를 때려내며 팀에 득점 기회를 안기기도 했다.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출전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 뒤엔 선수들의 ‘자진 출전’이 있었다. 이튿날(9일) 만난 김원형 감독은 “어제 경기 중반에 코치가 와서 두 선수 모두 ‘수비가 된다’며 투입 의사를 물었다. 하지만 타격까지는 힘든 상황이었는데, 나중에 선수가 ‘타격할 수 있다’고 해서 타석까지 투입했다”라고 전날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베테랑들의 부상 투혼. 이유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최근 SSG는 빈타에 허덕이며 타격 부진에 빠져 있었다. 어제 경기까지 8경기 연속 2득점 이하에 머물러 있었고, 전날 경기는 막판 역전 위기까지 몰리며 탄탄한 수비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최정과 최주환 두 베테랑 선수는 부상에도 자발적으로 ‘뛸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그라운드를 나섰다. 

한편, 두 선수 외에도 투혼을 발휘했던 선수가 있었다. 바로 40세 베테랑 김강민이었다. 10회초 1사 1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김강민은 투수 앞 땅볼을 친 뒤 1루를 향해 전력질주했다. 병살만은 막자는 생각으로 질주한 끝에 다행히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김강민은 김 감독에게 “120% 전력질주 했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하지만 아쉽게도 김강민의 투혼은 부상으로 이어졌다. 7일 1군에 콜업됐던 김강민은 9일 이틀 만에 다시 말소됐다. 120% 전력질주로 이전 부상(좌측 대퇴부 부상)이 재발하면서 말소됐다. 김원형 감독도 김강민의 전력질주 투혼에 흐뭇해하면서도 부상 재발은 아쉽다고 전했다. 김강민이 말소되면서 외야수 최상민과 이날 선발 투수 김건우가 등록됐다. 

이날 SSG는 최지훈(중견수)-전의산(1루수)-박성한(유격수)-한유섬(지명타자)-오준혁(우익수)-최주환(2루수)-오태곤(좌익수)-김민식(포수)-최경모(3루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김원형 감독은 “최정의 몸상태는 전날보다는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았다. 어제처럼 뒤에 대타로 대기할 예정이다. 최주환도 손가락 끝 통증이 많이 나아졌다고 해서 선발 출전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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