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현재 팀의 세이브 상황을 책임지는 마무리 투수는 최준용이라고 못 박았다. 그동안 클로저 운영에 대한 즉답을 피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던 가운데 뒤늦게 교통정리에 나섰다.
서튼 감독은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그동안 우리에게 게임을 끝낼 수 있는 2명의 투수가 있다고 말해왔는데 이 부분이 한국말로 두 명의 클로저, 더블 스토퍼로 운영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현재 롯데 마무리 투수는 최준용이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2년간 김원중이 뒷문을 책임졌다. 김원중은 마무리 보직을 처음 맡았던 2020 시즌 25세이브, 지난해 35세이브를 수확하며 리그 정상급 클로저 중 한 명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스프링캠프 기간 두 차례나 부상을 입으면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개막전 합류가 불발됐고 지난 1일부터 1군에서 함께하고 있다.
롯데는 김원중이 이탈한 기간 동안 마무리 투수의 부재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지난해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3년차 최준용이 4월 한달 동안 13경기 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의 특급 성적을 찍으면서 시즌 초반 상위권 도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제는 김원중의 복귀 후 두 사람의 보직 교통정리였다. 서튼 감독은 최준용의 셋업맨 이동이나 상황에 따라 두 사람에게 번갈아가며 9회를 맡기는 더블 스토퍼 체제 운영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우리는 경기를 끝낼 수 있는 두 명의 투수가 있다"는 말만 반복해왔다.
서튼 감독은 일단 즉답을 피했던 이유로 선의의 경쟁을 통한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수들의 베스트를 끌어내는 게 내 역할이고 심리도 잘 이용해야 한다"며 "현재는 최준용이 9회에 등판하고 있지만 김원중도 마무리 투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김원중이 올 시즌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없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원중이 지난 시즌 보여줬던 폼(form)을 되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김원중은 5월 1군 합류 이후 9경기 8⅔이닝 10피안타 1피홈런 7실점 평균자책점 7.27을 기록 중이다. 많은 게임에 나선 건 아니지만 김원중의 이름값과 커리어를 고려하면 불만족스러운 성적이다. 특히 지난 18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는 1이닝 2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실점으로 난조를 보이면서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서튼 감독은 이 때문에 "현시점에서 김원중은 아직 지난해의 폼이 아니다. 아직 압도적인 마무리의 폼까지 올라오지 않았다"며 "김원중과도 2021 시즌의 좋았던 폼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감독이 투수를 기용할 때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을 때 마운드에 올려야 한다. 너무 성급하게 등판시키면 투수 개인도, 팀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온다"며 김원중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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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