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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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 '로마의 복수' 좌절시켜‥ 맨유, 로마에 1-0 승리

기사입력 2007.10.03 14:41 / 기사수정 2007.10.03 14:41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진 기자] 루니의 값진 결승골, 로마의 복수를 좌절시켜

루니의 '한 방'이 맨유를 구해냈고, 로마를 다시 한 번 좌절시켰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경기 맨유와 로마의 경기에서 후반 25분 웨인 루니의 결승골로 맨유가 1-0 승리를 거두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양 팀 모두 신중한 태도로 팽팽한 신경전 속 90분 혈전을 벌였다. 그러나 맨유가 침착하게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결국 '한 방'을 성공시킨 반면, 로마는 좋은 찬스를 많이 만들고도 결정을 짓지 못해 0-1로 다시 분패했다. 이로서 맨유는 조별경기에서 2연승을 거두며 순항한 반면, 로마는 1승 1패로 승점 3점에 그쳐 안심할 수 없는 위치에 처하게 되었다.

팽팽한 신경전 속 골이 없었던 전반전

맨유는 지난 버밍엄전 선발명단에서 네 명의 선수를 바꾸었다. 부상 중인 반 데 사르 골키퍼와 수비수 웨스 브라운을 대신해 쿠쉬착 골키퍼와 존 오셔가 투입되었고,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긱스의 자리에는 '신예' 나니가 들어섰다. 테베즈의 자리에는 루이 사아가 들어와 오랜만에 루니와 호흡을 맞추었다.

경기 초반 양 팀 모두 조심스럽게 경기를 전개하는 가운데, 원정팀 로마가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해갔다. 후방으로 처진 토티가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몇 차례 선보이며 쿠쉬착 골키퍼를 놀라게하는 가운데, 왼쪽 측면 공격을 담당한 만시니가 오른쪽 윙백오셔를 괴롭히는 빠른 돌파와 크로스를 선보였다.

한편, 맨유는 오셔가 측면 공격을 자제하고 에브라가 나니와 호흡을 맞추지 못하면서 특유의 측면공격을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아와 호흡을 맞춘 루니도 경기 감각을 찾지 못한 듯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며 맨유는 전반 22분까지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전반 중반이 넘어서자 경기 흐름은 서서히 맨유쪽으로 넘어왔다. 호날두가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에브라와 호흡을 맞추고, 나니가 오른쪽에서 공격에 전념하자 맨유 특유의 측면 공격이 살아났다. 좌우로 크게 흔들며 공격을 전개하자 원정팀 로마는 수비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고, 전반 초반 로마쪽이었던 볼 점유율도 맨유쪽으로 넘어왔다.

호날두의 40m 무회전 프리킥이 쿠르치 골키퍼에게 막히고, 나니의 크로스를 받은 루니의 논스톱 슛이 골대를 넘어가는 등 좋은 기회를 잡았던 맨유는 공격의 정교함을 살리지 못하며 로마의 호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로마는 지난 1-7 대패와 최근 인테르에게 당한 1-4 대패가 생각나는듯 철저한 지역방어로 맨유를 효과적으로 묶었다. 오히려 전반 막판에는 토티를 중심으로 한 지울리, 만시니의 측면 돌파로 맨유 수비가 실점의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기기도 했다. 결국, 양 팀은 팽팽한 신경전 속에 골을 기록하지 못하며 0-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루니의 '한 방'이 결정지은 후반전

후반 들어 토티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후반 4분, 아퀼라니의 슈팅이 수비수 맞고 지울리에게 연결되었고, 이 공은 다시 중앙에 있던 토티에게 전해졌다. 그러나 토티가 골문 바로 앞에서 날린 슈팅은 높이 솟아오르며 골대를 넘어갔다. 이 세 선수는 후반 6분에도 한 번의 찬스를 합작했으나, 아퀼라니의 슈팅이 골대를 넘어가며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후반 초반 맨유의 동력은 나니였다. 나니는 호날두를 막른라 느슨해진 로마 수비를 틈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활발한 돌파를 시도했다. 후반 12분에는 수비수 네 명을 제친 후 올린 크로스가 골대를 타고 넘어가는 '진기명기'성의 기술을 보여주기도. 자신이 콰레스마, 호날두에 이은 스포르팅 출신 윙어임을 여심없이 보여주는 훌륭한 아웃프론트 킥이었다.

양 팀은 후반 중반 각각 한 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로마는 아퀼라니가 발목 부상으로 피사로와 교체되었고, 맨유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 사아 대신 테베즈를 출전시켜 반전을 노렸다. 양 팀 에이스인 토티와 호날두는 모두 '묘기성'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토티는 아크로바틱한 오버헤드킥을 시도했으나 발에 공을 맞추지 못하면서 '몸 개그'를 선보였고, 호날두는 감각적인 힐킥으로 로마의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인정받지 못했다.

전반 중반부터 이어진 맨유의 우세는 결국 '10번' 웨인 루니가 골로 증명해냈다. 후반 25분, 나니의 아웃프론트 패스를 받은 루니가 오른쪽 측면으로 들어들어가며 절묘한 슈팅을 했고 이것이 골포스트 안쪽을 맞고 들어간 것. 테베즈가 투입되며 루니를 최전방에 세운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이 4분 만에 빛을 발한 셈이었다.

로마는 지친 만시니를 빼고 부치니치를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으나 두 번의 결정적인 찬스가 맨유의 육탄수비에 막히며 아쉬움을 더해갔다. 한편, 맨유는 어시스트를 기록한 나니 대신 긱스를 투입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에스포지토까지 투입한 로마는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불운이 겹치며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에스포지토의 두 번의 슈팅이 미세한 차이로 골문을 빗나갔고, 데 로시의 중거리 슈팅도 골문을 넘어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로마선수들은 올드 트래포드 악몽을 떨쳐내지 못하며 다시 고개를 떨군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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