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9.27 14:16 / 기사수정 2007.09.27 14:16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막 가는 관중폭력,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 22일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수원의 경기에서는 관중들이 그라운드를 향해 오물을 투척하는 난동이 빚어졌다. 석연찮은 심판 판정과 인천 구단의 고의적인 관중 자극용 전광판 송출이 결국에는 오물 투척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벌어졌다.
문제의 원인은 전반 26분 인천 임중용의 퇴장 때문이었다. 임중용은 수원 에두와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서로 침을 뱉어 유선호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에두가 경고 조치를 받자 인천 선수들은 흥분하기 시작했고 3분 뒤 전재호가 이관우에게 거친 태클을 가해 또 퇴장당했다. 인천 구단은 에두가 임중용의 얼굴에 침 뱉은 장면을 경기 중 여러 차례 방영하여 인천 팬들을 성나게 했다.
그러자 인천 팬들은 경기 종료 후 본부석 스탠드로 몰려와 필드를 향해 날 달걀과 물병, 캔, 유리 맥주병 등을 무차별적으로 던졌다. 오물은 심판, 선수, 코칭스태프, 기자, 스텝 등을 가리지 않고 이곳저곳에서 대거 날아 들어왔다. 몇몇 기자들은 정면에 날 달걀과 물병을 맞아 얼굴이 피투성이 되어 응급조치를 받았으며 안전에 큰 위협을 받기도.
심지어 인천 팬들의 오물 투척으로 선수까지 다칠 뻔했다. 에두가 후반 19분 교체되어 라커룸으로 나가는 순간 본부석 스탠드 이곳 저곳에서 에두를 향한 오물 세례가 이어졌다. 선수의 안전까지 위협하려는 엄연한 폭력 행위다.
물론 인천 월드컵 경기장을 엉망으로 만든 인천 팬들은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 때문에 큰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필드 쪽으로 날아왔던 날 달걀과 물병을 무차별적으로 던진 행위는 분명 위해를 가하기 위한 것.
오물 투척은 엄연한 물리적 폭력 행위라는 점에서 안전 위협을 방지할 수 있는 절대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해 7월 19일 수원-광주 경기에서는 한 수원 서포터가 이상용 주심의 얼굴 정면에 물병을 투척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상용 주심의 얼굴은 피투성이로 돌변했고 수원 구단은 그 서포터에게 무기한 홈 경기 입장 금지 조치를 내린 적이 있었다.
K리그 관중 폭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일 2군 리그 서울-수원 경기에서는 일부 서울 서포터는 수원 안정환에게 승리수당과 가족 욕이 섞인 모욕을 했고 이에 격분한 안정환은 경기 도중 관중석으로 진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클린 서포팅(깨끗한 응원문화)'을 자처하던 FC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은 도를 넘어선 모욕 때문에 축구팬들과 네티즌들의 비난 대상이 되고 말았다.
당시 안정환은 서울 서포터들에게 '네가 월드컵 스타냐', '개XX야' 등의 욕까지 감수하면서 경기에 출전했다. 욕설과 모욕은 언어적 폭력에 속하는 것으로서 실제로 폭력 행위 범주에 포함되어 있다. 일부 몰지각한 팬들의 응원문화는 분명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팬은 친근함과 분노를 동시에 지닌 두 얼굴을 가진 존재다. 후자의 이미지는 스포츠의 큰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1993년여자 테니스 스타 모니카 셀레스의 피습사건과 1994년 콜롬비아 축구팀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총기 살해사건이 대표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다. 이를 집단으로 확대하면 유럽 축구의 훌리건 문제를 들 수 있다.
특히 지난 22일 인천팬들이 일으킨 오물 투척 난동은 K리그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지난 10일 일부 서울 서포터들의 모욕 또한 마찬가지. 관중 폭력에 대한 철저한 방지가 존재해야 피해를 줄이고 없앨 수 있다. 팬의 열정과 폭력은 결코 비례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진=안정환이 2군 경기 도중 관중석으로 진입하는 장면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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