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흥, 박윤서 기자) 양날의 검. 키움 히어로즈 야시엘 푸이그(32)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수식어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측근 에이전트가 바라본 '인간 푸이그'는 어떤 사람일까.
과거 푸이그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악동이었다. 뛰어난 잠재력과 화끈한 쇼맨십으로 많은 이목을 끌었지만, 불같은 성격을 다스리지 못하며 수차례 벤치클리어링의 주인공이 되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돌출 행동에 의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음주운전, 가정폭력, 성폭행 혐의 등에 연루되며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회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서서히 푸이그를 외면했다.
키움이 푸이그와 계약했을 때 많은 관심을 받았던 부분은 그의 인성이다. 도미니카에서 푸이그와 직접 대면해 이야기를 나눈 고형욱 키움 단장은 인격적으로 성숙했진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우려를 덜어낸 푸이그를 향한 신뢰다. 달라진 면모를 기대해도 좋다는 의미.
10일 푸이그가 전남 고흥 거금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며 첫 선을 보였다. 이날 푸이그는 티 배팅, 토스 배팅 등 여러 배팅 훈련을 소화했고 몇몇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훈련을 마친 푸이그는 기자회견에 참석했고 그의 에이전트 리셋 카르넷이 동석하여 푸이그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 푸이그에 대한 가장 큰 이슈는 2018년에 발생한 성폭행 혐의였다. 당시 푸이그는 성폭행을 주장한 여성에게 고소를 당했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했다. 이에 카르넷은 "미국은 고소에 대한 경계가 없다. 누구나 수를 갖고 고소하거나 취소하는 일이 빈번하다. 여성은 처음에 합의금을 요구했고 이에 푸이그도 대응하려 했지만, 야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서 합의를 했다. 최대한 사건을 해결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다. 확실하게 해결이 됐고 상호 간에 법정을 가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에이전트가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푸이그는 어떤 모습일까. 카르넷은 "푸이그와 나는 단순한 선수-에이전트 관계가 아닌 모자 관계에 가깝다. 2013년은 배트플립과 배트를 혀로 핣는 행위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고 KBO리그는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여서 다행이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푸이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심장에서 나오는 열정과 에너지가 과하다보니 상대가 오해를 한다. 충만한 열정에서 배트플립과 같은 행동이 나왔다. 이제는 환경이 바뀌었고 푸이그도 어떤 경험을 했는지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 잘 적응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푸이그도 인지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푸이그는 과거를 잊고 '앞으로의 푸이그', '새로운 푸이그'를 힘주어 말하며 탈바꿈을 계획 중이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분위기와 원활한 적응을 위해 푸이그가 변해야 한다.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닌 '백조'로 KBO리그에서 변모할 수 있을까. 푸이그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다.
사진=고흥, 고아라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