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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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울렸던 스타들의 눈물, “이젠 울지 않아요”

기사입력 2022.01.23 06:00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6라운드 중 4라운드까지 마친 프로배구 여자부. 원하는 대로 다 풀린 팀이 있던 반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고개 숙인 팀도 있었고 경험 부족으로 성장통을 겪었던 신생팀도 있었다. 어느새 ‘2약’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봄 배구와 멀어진 이들. 하지만 그 뒤엔 남모르게 흘렸던 눈물들이 있었다. 

◆ 조송화 떠난 무거운 자리, 승리와 함께 눈물 '펑펑' 쏟았던 김하경

IBK기업은행의 세터 김하경은 올 시즌 눈물을 정말 많이 흘렸다. 외국인 선수 라셈이 마지막 경기를 치렀을 때도 눈시울을 붉혔고, 팀이 8연패에서 탈출하고 김호철 감독의 첫 승리를 따냈을 땐 눈물을 참지 못하고 오열까지 했다. 

시즌 초반 조송화의 갑작스런 팀 이탈로 백업 세터였던 김하경이 졸지에 주전 세터가 돼 풀시즌을 이끌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주전보다 백업 경험이 더 많았던 그에게 완벽한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경험 부족은 물론 주전 세터로서의 부담감, 좋지 않은 팀 분위기 모두와 싸워야 했던 김하경으로선 눈물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며 조금씩 경험을 쌓아간 김하경은 ‘명세터’ 출신 김호철 감독의 집중 지도 속에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세트실패 개수나 범실도 줄어들었고, 요원했던 팀 승리도 성장한 김하경의 활약 속에 조금씩 가까워졌다. 그리고 지난 15일, 김하경의 활약 속에 팀이 8연패에서 탈출하자 김하경은 참았던 눈물을 쏟으며 그 동안의 중압감을 훌훌 털어냈다. 

김하경은 두 번째 승리 순간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지난 21일 KGC인삼공사전 셧아웃 승리를 이끈 김하경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시합 때 말을 잘 안 들었지만 더욱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김호철 감독은 김하경에 대해 ”더 울어야 하는 선수다. 잘할 수 있는 선순데 본인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라면서도 ”김하경이 정말 힘들 것이다. (김)하경이가 자신감을 잃지 않게끔 도와주겠다“라며 그를 격려했다. 

◆ 두 자릿수 연패에 눈물 흘린 '주장' 이한비, 홈팬들과 함께 한 승리에 '활짝'

신생팀 페퍼저축은행도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1라운드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따내며 분위기가 좋았지만, 이후 17연패를 거듭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서 팀을 이끌고 있는 ‘주장’ 이한비는 팀의 계속되는 패배에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이한비는 지난해 12월 29일 흥국생명전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리며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이한비는 물론 김형실 감독과 페퍼저축은행도 좌절하지 않았다. 하나의 성장통을 겪는다고 생각하면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려 노력했고, 팬들 역시 이런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며 이들의 ‘도전’을 응원했다. 지난 18일 IBK기업은행과의 홈 경기에 걸린 ‘1승도 좋다, 연패도 좋다, 신나게 해달라’는 현수막이 팬들과 선수단의 마음을 대변했다. 

그리고 페퍼저축은행은 17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홈팬들 앞에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연패에서 탈출한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첫 홈경기 승리의 기쁨을 홈팬들과 함께 했다. 그 중심엔 이한비가 있었다. 승리를 확정짓는 마지막 득점을 올린 이한비의 얼굴에도 눈물 대신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두 번째 눈물은 없었다. 경기 후 이한비는 “울컥했지만 울지 않았다. 오늘은 웃는 날이다”라면서 승리를 만끽했다. 그는 “오랫동안 연패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 승리해 기분이 좋다. 팬들이 응원을 많이 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라면서 ”항상 팬들에게 감사했고 보답하고 싶었는데 홈에서 그럴 수 있어서 기분 좋다. 연패가 길어 속상한 면도 있었지만 다시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활짝 웃었다. 

4라운드 마지막, 두 선수와 두 팀은 눈물을 훔치고 활짝 웃었다. 비록 팀 상황은 봄 배구와는 멀어졌지만 분위기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남은 두 라운드에서 두 선수의 함박 미소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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