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3.03 09:25 / 기사수정 2011.03.03 09:25
리그 최고의 창과 방패를 동시에 지닌 현대건설을 막을 팀은 없었다. 지난달 28일, 여자배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은 2위 팀인 도로공사를 완파하고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해줬지만 뒤에서 궂은일을 해준 선수들이 진정한 주역이라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윤)혜숙이가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현대건설을 이끌고 있는 캡틴인 윤혜숙(28, 현대건설)은 우승의 숨은 주역이었다. 윤혜숙은 현재(3일) 서브리시브 부분 1위에 올라있다. 케니(32)와 황연주(25), 그리고 양효진(22) 등 최고의 공격수들이 버티고 있는 현대건설은 수비와 서브리시브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전면에 나서서 화려하게 활약하는 선수도 중요하지만 뒤에서 궂은일을 묵묵하게 해줄 선수가 무엇보다 필요했다. 팀의 선임인 윤혜숙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한때는 자신의 활약이 겉으로 드러나는 일이 아니라 서운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공격수보다 제가 하는 역할이 쉽게 드러나지 않아서 서운할 때도 있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감독님 및 코치 선생님들이 저의 역할을 인정해주시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윤혜숙은 신장은 작지만 움직임이 빠르고 기본기가 탄탄한 점이 장점이다. "타 선수들보다 허리를 많이 쓰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힌 윤혜숙은 어릴 때부터 수비 연습에 매진하며 기본기를 다져왔다.
"처음에는 공격수가 아닌 세터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연습을 하는 도중 공격수가 없어서 포지션을 옮겼었죠. 어릴 때부터 저를 지도해주신 선생님들이 기본기를 강조하셨고 수비 훈련에 매진한 점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배구 훈련 중, 가장 힘들고 고된 것이 수비 훈련이다. 코트를 뒹굴며 볼을 끊임없는 받는 연습이 무척 힘들었지만 이때 흘렸던 땀이 오늘날의 윤혜숙을 완성시켰다.
팀의 리더이자 군기반장인 그는 챔피언결정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흥국생명, 아니면 도로공사와 챔프전에서 만날 것 같다"고 전망한 윤혜숙은 지난 2003년과 2004년,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그 때는 프로리그가 출범하기 전이었다. 실업시절, 여자배구 '전통의 명가'였던 현대건설은 프로가 출범한 이후, 아직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했던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런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어느 팀이 올라오던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더욱 치밀하게 준비할 생각이에요"
현재 윤혜숙은 결혼 7개월을 맞이한 신혼부부이다. 지난 시즌에는 한유미(29, 전 현대건설)가 정신적으로 큰 의지가 됐다. 한유미가 팀을 떠난 현재, 윤혜숙을 가장 크게 도와주고 있는 이는 바로 남편이다.
"시즌 동안에는 합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를 할 때와 주말 외에는 남편의 얼굴을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아직 결혼을 한 것 같지가 않아요(웃음) 제가 경기를 할 때마다 늘 남편이 경기장을 찾아와서 응원해 주는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윤혜숙을 비롯한 현대건설 선수들은 모두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실패했던 통합 우승을 위해 윤혜숙은 신혼생활의 여유를 접고 코트에 몸을 던지고 있다.
[사진 = 윤혜숙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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