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0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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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탑 야구, 대안을 찾아야 한다

기사입력 2007.08.17 21:08 / 기사수정 2007.08.17 21:08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대학 입시에 한국만큼 목을 매는 국가는 드물 것이다.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뜨거운 교육열은 이미 오래전부터 보고, 듣고, 느끼고 있다.

그러나 야구계는 조금 다르다.  96년 드래프트 대상자 범위가 고교 3년생 선수들까지 대폭 확대된 이후 현재 대학 출신 신인은 찾아 보기 어렵다. 물론 지난 16일 2차 지명에서 성균관대 모창민(SK 지명) 등 24명의 대졸 선수가 취업에 성공해 근래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드래프트 대상자 중 대졸선수의 수는 246명이었다. 나머지 222명은 테스트를 거쳐 신고선수로 입단하거나 지도자의 길, 그도 안되면 야구를 접고 다른 길을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이제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전력이 프로 입단의 열쇠가 되던 시대는 지났다.

왜 프로구단은 대졸선수를 외면해 왔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 현재 대학 무대의 경우 145km/h 이상의 직구를 간간이 뿌려댈 수 있으면 리그에서 난공불락의 투수로 일컬어진다.

특출난 고교 대어들이 150km/h를 상회하는 공을 던지는 데에 비하면 조금은 미덥지 못한 것이 사실. 그만큼 수준이 미약한 공을 4년 동안 보는 타자들의 수준도 그에 맞춰지게 된다.

거물급 유망주는 미리 프로에서 입도선매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2군에서 150km/h 이상의 공을 가끔 접하면서도 2군 리그를 평정한 5년차 고졸 타자와 145km/h의 직구가 아주 가끔 나오는 대학 리그를 평정하고 입단한 대졸 신인 타자 중 어느 선수가 더욱 가치 있을까?

결국, 대학 2~4년까지 야구에 집중한 대졸 선수들은 프로에서 지명받지 못하면 야구 외엔 할 일이 막막해진다. 교원 자격증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그마저도 없으면 제2의 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찾아야 한다. 군미필 선수라면 더욱 막막하다.

일찌감치 수업과는 열외가 되어 야구에만 몰두해 온 미지명 대졸 선수들. '한 우물만 파라'는 우리네 속담은 그들에게 독이 되었다. 사회체육 시설, 체계가 확실하게 갖춰져 있는 독일의 사례는 우리와는 너무 먼 일이라 그들이 야구로 한 우물만 파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뉴욕 양키스의 '무스' 마이크 무시나는 명문 스탠퍼드대를 3년 만에 졸업한 수재다. 일본 야구가 자랑하는 포수 후루타 아쓰야는 여러 학술 서적을 탐독하며 토론 프로그램에 참가해 논리정연한 언변을 보여줬던 학구파 선수다.

지난해 은퇴한 '외계인' 신조 쓰요시도 언뜻 가벼워 보이는 이미지지만 보통의 일본인 이상의 지식을 자랑하며 퀴즈쇼 우승도 경험한 선수다. 2003' 아시아 선수권 한국전에 선발로 등판했던 와다 쓰요시도 명문 와세다대를 학업을 병행해 정식 졸업한 선수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시스템. 사회 전체적으로 성적 지상주의가 만연한 한국에선 어려운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서까지 불투명한 미래를 붙잡고 야구에만 몰두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다. 대학 야구계의 변혁이 필요하다.

<사진=2008' 2차지명에서 SK 와이번스는 신인 7명 중 6명을 대졸예정자로 뽑아 눈길을 끌었다. 한국야구위원회>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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