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그룹 비아이지(B.I.G)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희망찬 감성으로 돌아왔다. 네 멤버의 솔직한 심정을 녹여낸 노랫말이 마음 시린 모두를 응원한다.
비아이지(제이훈, 건민, 희도, 진석)는 23일 오후 2년 만의 신곡 '플래시백(FLASHBACK)'으로 컴백한다. 이를 기념해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싱글 앨범 'MR. BIG : FLASHBACK'은 첫 시작을 회상하며 다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가 담겨 멤버들의 음악적 성장을 엿볼 수 있다.
2014년 1집 디지털 싱글 '안녕하세요'로 데뷔한 지 어느덧 8년이 흐른 현재, 음악적 성장은 물론 멤버 각각의 인간적 성숙함이 느껴지는 '플래시백'에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가 녹아있다. '플래시백'을 시작으로 'MR. BIG' 시리즈 앨범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진 멤버들과 만남을 기대케 하는 이유다.
이전과 사뭇 달라진 음악 스타일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플래시백'은 EDM 기반의 하우스 장르로 탄탄한 드럼 리듬과 베이스라인이 돋보이며, 멤버들의 보이스로 만들어낸 드랍 구성의 리드 라인은 넘치는 에너지를 선사한다.
이하 비아이지와 일문일답
Q. 네 멤버로 약 2년 만에 컴백하는 소감은.
건민) 네 명이 앨범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컴백 소식을 듣고 처음엔 두려움과 걱정이 가장 컸던 게 사실이다. 이후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고 대중에게 우리의 달라진 모습을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다.
제이훈) 비아이지 자체는 2년 만의 컴백이지만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온 저는 4년 만의 활동이다. 의욕은 앞섰지만 막상 컴백 이야기를 들으니 걱정이 커지더라. 내색은 별로 안 했지만 전전긍긍했다. 요즘 활동하는 분들을 보면 과거 우리가 신인일 때보다 실력의 평균치가 훨씬 높아지고 트렌디하다. 게다가 어느 정도 나이도 차서 걱정이 컸는데 막상 또 멤버들과 대화를 나누며 준비를 하다 보니 괜찮아졌다. 우리만의 장점이 있으니 굳이 타 그룹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한다.
희도) 멤버 개편을 거치며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 보니 이번에 어떤 매력을 보여드려야 할지에 대해 방향성을 잡으려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 우리 네 명의 활동은 '플래시백'이 첫 시작인데 그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과거 우리는 전형적인 보이그룹이었다. 2019년 발표한 '일루전(Illusion)'에서도 파워풀한 군무 등이 포인트였다면 지금은 좀 더 자유분방하고 솔직담백한 면을 보여드리고 싶다.
진석) 중간에 합류한 입장에서 '플래시백'이 비아이지의 첫 앨범이라는 생각도 든다. 저는 모든 것이 다 처음이기 때문이다. 초심이 중요한 것처럼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지 않겠나. 대중에게 우리 모습을 잘 보여드리고 싶고, 이번 앨범을 계기로 색다른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Q. '플래시백'은 듣는 누구라도 자신의 처음 순간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하고 희망찬 곡이다. 무엇보다 우여곡절을 겪어온 멤버들의 마음이 투영된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신곡에 어떤 심정을 녹여내고 싶었나.
건민) 누구나 힘들지만 웃지 않나. 우리도 무대를 하면서나 평소에나 '애써 웃는다'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웃어 보려고 한다. 힘들지만 다시금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 누구나 저마다 다른 힘듦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도 웃으니 다른 분들도 다시 한번 웃어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희도) 맞다. 비기닝(팬덤명)과 대중이 들었을 때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긍정의 메시지는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다. 비아이지도 힘든 상황이지만 더욱 힘을 내고 싶다는 마음도 녹아 있다.
Q. 희도가 줄곧 작사에 참여했는데 유독 이전부터 '희망'이라는 테마를 잡고 포커스를 맞춰온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희도)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다루려고 해서 다룬 건 아니다. 이전에 작사한 '돈 워리(Don't Worry)'는 악과 깡의 메시지를 담았다면 '플래시백'은 똑같이 힘든 시기인 것은 맞지만 희망을 갖고 있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힘든 마음을 터놓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지 않나. 저도 마찬가지다. 음악적으로, 가사적으로 녹이며 스스로 위로를 받았다.
제이훈) 처음 '플래시백'을 들었을 때 정말 좋았다. 희도가 참여한다고 했을 때 사실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장점은 우리의 이야기가 담기는 것, 단점은 만약 곡이 안 좋게 뽑히면 참여는 참여대로 하고 곡을 다시 다듬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좋은 곡으로 컴백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플래시백'을 처음 들었을 때 곡이 정말 좋아서 회사 상무님에게 전화까지 걸어서 감격을 표했다. 이번 곡은 우리에게 잇어 신의 한수 아닐까.
진석) 처음 '플래시백'을 들었을 때 잘 모르겠더라. 그런데 계속 듣다 보니 좋은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멜로디도 중독성이 있다. 우리의 이야기가 그려지니까 울컥하고 마음이 갔다. 멤버들의 손때가 묻은 거라 더 애정이 간다.
건민) 곡이 정말 좋았다. 다만 너무 밝았다. 우리 이야기를 하기로 했는데 왜 이렇게 밝나 싶었다. 우리 상황 자체가 마냥 밝지만은 않으니까. 프로듀서님이랑 희도에게 내용과 의미를 물으며 스스로 답을 찾아갔다. 뜻과 의미를 들으니 이해가 되더라. 그제야 비로소 '아, 우리 노래가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컴백을 준비하며 멤버 간 서로 어떤 대화를 나눴나. 만약 이견이 있을 경우 어떻게 간극을 좁혀 나가는지 들려달라.
건민) 저는 다른 팀 활동을 하느라 이번 컴백 준비 초반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네 멤버가 각자 맡은 담당이 있으니 그걸 믿고 갔다. 저는 팀에서 안무를 담당하는데, 시간이 긴박하다 보니 안무 수정할 때도 일일이 멤버들에게 의견을 묻지 못할 때도 있었다. 분명 불만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인데 정말 고맙게도 믿고 맡겨줬다. 저도 마찬가지다. 다른 멤버들의 각 분야를 믿고 따른다.
희도) 건민 형이 초반 작업 당시 부재 중이었지만 곧바로 해낼 수 있는 멤버라는 확신이 있어서 큰 걱정은 없었다. 우리 모두 능동적,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각자의 능력껏 최선을 다해줬다.
진석) 개인적으로 '내가 어떻게 이 앨범에 도움이 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묵묵하게 따라가는 것만으로 도움이 되는 건 아닐 때도 있으니 말이다. 의견이 필요할 땐 목소리를 냈고 형들도 존중해줬다. 직접 참여하고 의논하며, 이견을 좁히며 만든 앨범이라 정이 더 가는 것 같다.
Q. 군 제대 후 본격적인 활동을 앞둔 제이훈은 소회가 더 남다르겠다. 컴백 다큐멘터리를 보니 컴백 확정 소식에 적잖이 당황한 것 같던데.
제이훈) 솔직히 팀 활동이 끝났다고 생각했고, 갑자기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제가 제대하면 다른 멤버들은 회사와 계약이 끝나는 상황이라 어쩌면 비아이지가 없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한 게 솔직한 심정이다. 군대에 있으며 새로운 걸 준비하고 있었는데 재계약 소식이 들리고, 컴백 소식까지 들은 거다. 혼자서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더라.(웃음) 그렇게 트리플세븐 활동까지 잡히고 이번 컴백까지 이뤄졌다. 제 입장에서는 '꿈'이 연장된 거다. 다시금 기회가 온 것 같아서 어떤 성과나 목표보다 재미있고 행복하게 활동하고 싶다. 의미가 남다르다.
Q. 신곡 작업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에서 멤버 모두 굉장히 솔직하더라. 각자 온도차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컴백을 대하는 심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려줄 수 있을까.
건민) 다른 팀 활동도 있었기 때문에 여름부터 쉬는 날 없이 달려왔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데뷔 때부터 무대 서는 게 정말 좋았지만 지난 8년 동안 많이 지쳤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굳이 이 네 명으로 컴백?'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러다가 희도가 정말 하고 싶다는 걸 느꼈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멤버들과 대화를 나누며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비아이지 활동에 힘을 쏟아야겠다고 결심했다. 하려고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정신이 약해져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마음을 다잡았다.
진석) '나도 좀 보여줘야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처음으로 다이어트도 해봤다. 팬들에게도 멤버들에게도 허당 이미지인데 그것도 좀 탈피하고 싶더라.(웃음) 한층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Q. 반가운 컴백인데 마지막에 대해 말하는 게 많더라. 얼마 전 데뷔 7주년을 맞이했고 햇수로는 8년차다. 입으로는 줄곧 '마지막'을 말하지만 내심 복합적인 감정이 들 것 같다.
제이훈) 맞다. 복합적이다. 온갖 감정이 함축돼 있다. '플래시백' 가사를 보며 옛 생각이 많이 들어서 참 힘겹게 잠들었다. 음악을 시작한 계기와 중학생 때부터 연습했던 것, 그리고 15년을 투자했는데 이 인생이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적인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기대와 실망, 두려움의 감정이 함께 찾아온다.
건민) 복잡했지만 지금은 덤덤하다. 복잡한 시기는 다 지났다. 제가 이번 앨범을 좋아하는 이유는 처음으로 우리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나 성과를 바라는 게 아니다. 마냥 멋진 옷 입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야기를 하는 곡이라는 게 뿌듯하고, 들려주고 싶고, 무대를 하고 싶을 뿐이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일을 잘 해내고 싶다.
희도) 저도 덤덤하다. 더 정확히는 덤덤해졌다. 아이돌 인생은 막을 내리고 제2의 어떤 길을 생각해야 할 시점인 건 맞다. 이 생활이 끝난다고 해도 한 사람으로서 막이 내리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팀을 지키고 유지하고 싶다. 열심히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니까 비아이지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다.
진석) 저는 제이훈 형이 입대를 한 후 투입된 멤버이지 않나. 어떤 멤버는 떠나고, 누군가는 재합류를 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팀에 정이 들고 멤버 형들도 정말 좋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마지막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GH엔터테인먼트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