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3:51
스포츠

조금만 더 신중하면 안되겠니?

기사입력 2007.07.31 11:07 / 기사수정 2007.07.31 11:07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지난 5월 포털사이트에는 한 K 리거의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딱히 경기에 출전해서 멋진 골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던 그 선수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했던 것은 다름 아닌 미니 홈피에서의 한마디 발언 때문이었다.

당시에도 꽤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그 사건과 비슷한 일이 또 한 번 벌어졌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앞의 사건은 다른 팀을 공격했던 것이지만, 이번 사건은 자신의 소속팀에 대한 불만이었다는 점일까.

30일 저녁 성남 구단 홈페이지에는 하나의 글이 올랐다. 안녕하세요. 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이 글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성남 소속의 김동현. 그가 갑자기 소속팀의 홈페이지에 글을 써야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미니홈피에서 신중치 못한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서포터에게 사죄를 구한다는 것이 김동현이 쓴 글의 요지였다.

이 일의 시작은 얼마 전 전남 소속의 김진규가 FC 서울로 이적하면서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얼핏 김진규의 이적은 김동현과 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김동현은 김진규의 이적이 꽤 부러웠던 모양이다. 김동현은 김진규의 미니홈피 일촌 평에'나도 데려가지.'라는 글을 남겼고, 하루 방문자 수만도 만 명이 훌쩍 넘는 김진규의 미니홈피에서 그 글이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었다.  

안 그래도 최근 부진한 김동현에게 불만이 가득 차 있는 성남 팬들의 마음은 불 타오른 것이 당연지사. 구단 홈페이지와 축구관련 커뮤니티에는 ‘떠나고 싶으면 떠나라.’라며 김동현을 성토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1984년생, 이제 스물네 살. 많다면 많을 나이지만, 아직은 어린 선수이다. 그리고 성남의 훈련 강도는 K 리그에서 둘째 가라면 서럽다. 적응하지 못한 해외 생활에서 벗어나 국내로 돌아왔건만, 만만치 않게 힘든 하루하루가 자신에게 도사리고 있으니 그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그렇다고 해도, 그의 행동은 경솔하기 그지없다. 어린 선수들은 자신의 위치와 영향력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당당함이라는 방패를 앞에 펼쳐놓고 맘껏 오만함을 떨친다. 비단, 김동현뿐만이 아니다.

FC 서울의 심우연이 그랬고, 가까이에서 찾아보자면 올 시즌 입단한 한 성남 선수가 그랬고, 팀 동료 한동원 또한 이적을 후회하며 돌아가고 싶다고 미니홈피에 토로 해 성남 팬들의 원성을 사지 않았던가. 

물론, 선수생활을 하면서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불만에 대한 발산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점이다. 어리긴 해도 이미 성인. 자신의 발언에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최소한 자신의 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싶다면, 그 팀을 지지하는, 혹은 축구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듣지 않게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는 방법이다. 물론, 그런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가 구단 홈페이지에서 언급했듯, 그의 향후 거취는 전적으로 성남의 김학범 감독의 권한이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그토록 다른 팀으로 떠나고 싶어 할지라도 놓아 주지 않는다면 은퇴할 때까지도 성남에 남아있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토록 잘 알고 있는 프로선수의 발언이 이토록 가벼웠던 것은 그의 표현대로 단지 장난이기 때문일까?

김동현은 '성남에 있는 동안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하고 글을 끝맺었다 꼭,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의 소속팀, 자신의 등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 자신의 왼쪽 가슴에 새겨진 엠블럼에도 조금의 자부심을 가질 수 없는 것인가?

어찌하여 이리도 사과에마저 이기심과 오만함이 묻어나야만 하는 것인가. 끝까지 씁쓸함을 지울 수 없게 만드는, 그가, 왜 이리 안타까운 것일까?

다음은 김동현이 성남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전문.

안녕 하세요 김동현입니다
좋지 않은일로 이곳에 글을 쓰게 되어 정말 착찹하네요
저도 지금에서야 얘기를 듣고 이곳에 들어와 글을 보게 되었어요.
제가 싸이에 쓴 일촌평 때문에 오해를 사게 되었네요.
친구끼리 그냥 장난 친건데 팀에 애정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어
안타 깝습니다. 전 그렇습니다...외국에 나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왔을때.
그때 절 믿고 뽑아 준분이 지금 감독님이세요 
저를 보내고 안보내고는 전적으로 감독님 권한 이십니다. 제가 말한다고
되는게 없어요 팀에 대한 충성도는 여러분 보다 없겠지만
못하진 않는 다고 생각 합니다 전기리그때  제 자신이 좋은 성적을 낸건 아니지만
팀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생각 합니다
이제 다시 후기 입니다 중요 한때 입니다 이런때 제 말 한마디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스면 합니다.
더불어 서포터즈분들과도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그라운드에서 더 열심히 뛰는걸로 여러분들에게
보여 드릴께요  그리고 성남과 계약 되어 있는 동안 팀을 위해 저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서포터즈분들이 절 아주 보내 버리시려 하는것 같네요^^
요즘 힘이든건 사실 이지만 우승 이라는 목표로 노력하고 있어요
빨리 팀에 적응해서 팀에 보템이 되고 싶어요 그럴수 있게 도와 주세요 그리고
이런때 저희팀에 힘이 되어 주세요 다시한번 저로 인해 불미 스러운 일이 생겨
죄송 합니다...뭐 이미 이글을 감독님도 다 보시고 구단에서 다 아실테니
깨질거 생각하니 소름 돋는데요^^... 서포터즈분들께서 제게 좋은 약 주셨다 생각하고 우승할수 있도록 저또한 노력하고 도울께요.  



김경주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