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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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MVP라는 새 이정표, 오승환이 MVP를 욕심내는 이유

기사입력 2021.11.05 06:00 / 기사수정 2021.11.05 09:12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불펜 투수가 한 시즌에 얼마나 잘해야 MVP가 될 수 있을까.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보고 싶다.”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왕’ 오승환은 올 시즌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불혹의 나이에 44세이브를 기록해 세이브왕을 차지했고, KBO리그 최초의 300세이브 고지를 밟으며 마무리 역사를 새로 썼다. 

자연스레 오승환은 올 시즌 MVP 후보에도 거론되고 있다. 평균자책점 1위(2.33)와 37년 만의 탈삼진 새 역사(225개)를 쓴 선발 투수 미란다(두산)와 타격왕 이정후(타율 0.360) 등 경쟁자는 쟁쟁하다. 하지만 불펜투수로만 따진다면 오승환이 압도적이다. 

오승환도 MVP에 욕심이 있다. 정확히는 상 욕심보다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싶다는 욕심이다. 4일 훈련 후 만난 오승환은 “사실 불펜 투수는 MVP 목표를 세우기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MVP가 된다면 ‘불펜 투수가 한 시즌 얼마큼 잘해야 MVP를 탈 수 있을까’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최근 어린 선수들을 보면 마무리 투수를 목표로 프로에 입단한 선수도 있고, 어렸을 때부터 불펜으로 롱런하려는 선수들도 많아지고 있다”라면서 “(MVP 이야기가 나올 때) 예전같으면 언급해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겠지만, 지금은 불펜 투수들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러면서 불펜투수의 가치가 더 올라갔으면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오승환이 말했듯, 최근 불펜을 향한 시선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오승환 스스로가 인정할 정도로 더 좋은 공을 가진 어린 선수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결국 세이브왕은 40세의 오승환이 차지했다. 오승환 개인적으로는 불혹의 나이에도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한 시즌이긴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다. 

이에 오승환은 “젊은 선수들이 올 시즌 치르면서 느끼고 경험한 게 더 많았을 것이다”라면서 “선수들이 이를 통해 더 성장할 것이고, 나도 내년부턴 힘든 경쟁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 좀 더 나은 경쟁력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라며 젊은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편, 오승환은 포스트시즌을 앞둔 삼성의 젊은 선수들에게도 남다른 조언을 건넸다. 삼성은 2010년대 초반 4년 연속 우승이라는 왕조를 일궜지만 현재 그 왕조를 경험한 선수는 얼마 남아있지 않다. 가을야구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더 많아 나름의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터. 

오승환은 “단기전 압박감은 당연하다. 그걸 이겨내야만 팀이 이길 수 있고 선수들 가치가 올라간다”라면서 “노하우는 없다. 압박감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평상시처럼 할 수 없다고 미리 인지하고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당연히 이겨내야 한다고 뛰어야 한다”라며 삼성의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대구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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