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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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신곡 나오면 펄펄 날던 우리 형, 가을야구에서도 ‘좋아했으면 해’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1.11.08 11:00 / 기사수정 2021.11.08 11:54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형이 제가 신곡을 낼 때마다 등장곡을 바꾸는데, 이상하게 그때마다 형 성적이 좋더라고요. 내년부턴 한 달에 한 번씩 곡을 내야 할까 봐요(웃음).”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상수는 지난달 말 등장곡을 바꿨다. 자신의 동생이자 가수 우디(Woody, 본명 김상우)의 신곡, ‘니가 좋아했으면 해’를 새 등장곡으로 썼다. 그리고 동생의 신곡으로 등장곡을 바꾼 그 날, 김상수는 결정적인 동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한동안 부진했던 김상수는 그날을 기점으로 한 달 동안 타율 0.268, 14타점으로 맹활약, 시즌 막판 팀의 1위 탈환과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동생의 응원이 통한 셈이다.  

동생 우디도 자신의 곡으로 반등에 성공한 형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우디는 “내 노래가 형에게 도움이 된 것 같고, 응원의 마음이 통한 것 같아 정말 기쁘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내가 곡을 낼 때마다 형이 신곡으로 등장곡을 바꾸는데, 이상하게 그때마다 형 성적이 좋아지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다. 내년 봄부터는 형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신곡을 내야 하나 고민 중이다”라며 웃었다. 

가수 우디는 형 김상수의 동생이자, 야구선수 김상수의 열렬한 팬이다. 그날 하루의 기분이 김상수의 활약에 따라 달려 있다고 할 정도로 형의 활약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반대로 형 김상수는 우디에게 친구이자 롤모델, 그리고 가수 우디의 열혈팬으로, 동생의 말대로 “정말 많은 의미가 있는 형”이다. 감정 표현이 서툰 ‘경상도 남자’임에 표현은 하진 않지만, “말은 안 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묵묵히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팀 분위기 메이커, 연쇄 사인마(팬들에게 사인을 잘해줘서 붙여진 별명). 방송 카메라나 팬들의 눈에 비친 김상수의 모습은 항상 미소가 가득하다. 하지만 가까이서 지켜보는 동생의 눈에는 종종 ‘엄청난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선수로서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당연지사, 지난해엔 부친상을 당하면서 가장의 무게도 더해졌다. 동생 앞에선 내색하지 않으려 하지만, 30년을 가까이 함께해 온 형제이기에 동생에게도 그 무게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형 김상수는 더 밝게 웃으려고 노력한다. “형은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사람이다”라는 동생은 “매사를 즐기려는 긍정적인 사람이고, 또 단 한 번도 김상수라는 사람을 두고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에게도 잘하고 뭐든지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이다”라며 형을 자랑했다. 

20년 이상 한 분야에서 지친 내색 없이 꾸준히 활약하고 버티는 일은 쉽지 않다. 여기에 가장의 무게까지 더해진다면 더더욱 힘들 터. 하지만 동생이 바라본 형 김상수는 이 모든 걸 해낸 ‘초인’이자 롤모델이다. 우디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형이 이만큼 해준 덕에 나도 형을 응원하는 우리 가족도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면서 “내겐 정말 고마운 형이고,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정말 멋있는 형이다. 다시 태어나도 김상수 동생 하고 싶을 정도로”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곡이 형에게 큰 힘이 됐다는 것 자체만으로 동생은 기쁘고 행복하다. 또 자신이 만든 등장곡으로 타석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중학교 동창’ 구자욱이나, 어린 시절 김상수-우디의 가족에 큰 도움을 준 ‘동생’ 원태인이 마운드에서 위력투를 던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종종 울컥한다고. 


우디는 “삼성에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학창 시절부터 친했던 사람들이나 형이 삼성에 입단하면서부터 알았던 선수들이다. 올 시즌에 형, 친구, 동생들이 팀의 주축이 돼 가을야구를 이끈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러우면서도 삼성 팬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고 고맙다”라고 말했다.

우디의 말대로 올 시즌 삼성은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6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복귀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의 동생이자, 오랜 팬으로서 삼성 경기를 꾸준히 지켜봐 왔다는 우디는 “옛날엔 선수 한 명 한 명이 강한 ‘어벤져스’같은 팀이었다면, 올 시즌은 밑에서부터 똘똘 뭉쳐 올라와 더 뜻깊고 벅찬 느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우디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라며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형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우디는 “항상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항상 형한테 하는 얘기지만, 난 형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형의 성적이 좋든 안 좋든 가족들은 항상 형을 응원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팬분들 사랑하는 마음 잊지 말고 즐겁게 계속 야구를 했으면 좋겠어. 

오랜만에 가을야구에 나서는데, 포스트시즌에서도 잘해서 형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 수비는 평소 하던 대로 잘 해주고, 공격은.. 평소보다 더 잘해줬으면 해(웃음). 고척 티켓팅 성공해서 한국시리즈에서 형이 활약하는 모습 직접 보러갈게. 힘내 형! 파이팅!”


사진=우디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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