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무카스=한혜진 기자] 이집트 반정부 시위 여파가 현지 태권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인 태권도 사범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태권도 봉사요원, 그리고 방학을 맞아 단기봉사를 떠났던 태권도평화봉사단 등이 갑작스러운 시위 확대로 곤혹을 치렀다. 오는 16일부터 개최 예정이었던 국제태권대회도 취소됐다.
이집트에 전역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활동 중인 김사무엘(아스완), 오준섭(페윰), 여영동(탄타) 등 3명은 지난 2일 귀국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오는 14일까지 한 달간 일정으로 단기봉사를 떠난 태권도평화봉사단원 6명도 사태가 악화 되자 조기 철수했다.
이집트 품새 국가대표팀 정기영 감독 역시 귀국했다. 하지만 겨루기대표팀 이효주 감독은 현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정부파견사범 출신으로 KOICA 시니어 봉사단원으로 활동한 임한수 사범은 시위가 일어나기 전 임기종료 후 귀국한 상태다.
지난 2일 귀국한 김사무엘 단원(아스완, 25)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방까지 반정부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사태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며 “갑자기 KOICA 사무소의 연락을 받고 귀국하게 됐다. 현지 지인과 제자들에게 작별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나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에서 승인하는 오픈대회로 이집트 북부 해양물류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서 매년 개최되는 알렉산드리아 국제오픈태권도대회(세계랭킹 G1급)는 이번 시위로 무기한 연기됐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최근 WTF에 이집트 내에 반정부 시위로 대회를 개최할 수 없음을 알려왔다. WTF는 대회일정에 2월 16일부터 21일까지 개최 예정이었던 ‘제5회 알렉산드리아 국제오픈대회’가 ‘POSTPONED(연기하다)’라고 연기 소식을 공지했다. 또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커뮤니티에 연기 소식을 전하고 있다.
알렉스오픈은 아프리카 태권도를 이끄는 이집트에서 매년 개최되는 대회로 약 30개국에서 1천5백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당분간 대회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현지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이집트 내에서 벌어진 ‘1·25 반정부 시위’는 지난 1977년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수도 카이로를 비롯하여 알렉산드리아, 이스마일리아, 수에즈, 페윰 등 전국 주요 도시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호시니 무바라크 현 대통령의 30년 장기집권에 격분한 국민의 반정부 시위가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친·반 시위대 간의 충돌로 유혈 사태로 번지고 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대사 윤종곤)은 7일 주재교민에게 보내는 메일에 “야권세력과 신정부간 시국수습을 위한 협상으로 가닥이 잡혀가면서, '타흐리르 광장'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반정부 시위는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일상생활도 점차 정상상태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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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카스 한혜진 기자 haeny@mook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