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7년 전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해민은 주루 도중 손가락 인대 손상으로 교체되는 불운을 맞았다. 불의의 부상으로 남은 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 하지만 박해민의 출전 의지는 강했다. 부상 직후에도 훈련에 참여하며 출전 의지를 피력했고, 결국 벙어리 장갑을 끼고 경기에 출전해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그로부터 7년 뒤 2021년, 박해민은 7년 전과 똑 닮은 모습으로 전열에 복귀했다. 수비 도중 입은 손가락 인대 파열 부상으로 최소 4주의 회복기가 필요했으나, 박해민은 무서운 회복세로 2주 만에 돌아왔다. 7년 전 그날처럼 참여하지 않아도 될 훈련에 나서 자신의 건강함을 어필했고, 코치진에게 조르듯이 경기 출전 의지를 피력한 결과 빠르게 1군에 합류할 수 있었다.
박해민은 “그라운드가 너무 그리웠다. 선수들과 하루 빨리 함께 뛰고 싶었다”라면서 “경기장에 와서 훈련을 해봤는데 몸상태가 괜찮았다. 코치님들과 트레이닝파트에서 곤란해 할 정도로 ‘빨리 돌아오고 싶다’라고 어린애처럼 졸랐는데, 결국 받아주신 덕에 빨리 돌아올 수 있었다”라며 활짝 웃었다.
문득 박해민은 7년 전을 떠올렸다. 비슷한 모습으로 돌아온 7년 전 한국시리즈 3차전, 손가락 구분이 없는 2만원짜리 스노보드용 장갑을 끼고 복귀한 박해민은 8회 대주자로 나서 천금 같은 동점을 만든 데 이어 9회말엔 환상적인 다이빙캐치로 팀 역전승을 이끌었다. 당초 박해민은 ‘대주자’밖에 뛸 수 없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박해민은 결연한 의지와 무서운 회복세를 바탕으로 팀에 복귀해 우승의 순간을 함께 했다.
박해민의 의지는 7년 전과 같다. 박해민은 “부상 전이랑 똑같이 플레이 할 것이다. 어려운 타구가 오면 몸을 날릴 준비가 돼있다”라면서 “7년 전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지만 모두가 똘똘 뭉쳐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올해도 똑같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팀 우승을 간절히 바랐다.
7년 전과 비슷한 상황에 변함없이 결연한 의지. 성적도 7년 전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박해민은 “선수들과 합심해 할 수 있는 데까지 앞만 보고 달려 1위를 노려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