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의정부, 조은혜 기자) 현대건설 정지윤이 레프트 포지션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현대건설은 2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B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15-25, 25-19, 25-20, 25-13)로 승리했다. 이날 1세트 후반부터 투입된 정지윤은 15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만난 정지윤은 "올림픽에 다녀와서 이틀 쉬고 바로 훈련에 들어갔다. 아무래도 올림픽 때는 체력 훈련이나 웨이트를 할 수가 없고, 언니들처럼 계속 경기를 뛴 것도 아니라 감각이 떨어져 있다고 생각해서 감독님한테 일찍 들어간다고 하고 연습을 했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은 거 같다"고 전했다.
새로 현대건설의 지휘봉을 잡은 강성형 감독은 지난해 센터와 레프트를 오갔던 정지윤을 레프트로 고정해 기용할 계획이다. 강 감독은 "현대건설의 미래를 위해서도 레프트를 해야 할 거 같다. 누군가 한국 배구를 위해서도 레프트를 시켜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면서 "어려운 자리다. 공격력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리시브에 대한 걱정이 되는데, 열심히 시켜서 도전을 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정지윤은 "작년에는 포지션을 하도 많이 바꿔서 그게 너무 힘들어서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 마음 먹었는데, 막상 감독님이 레프트를 하라고 하시니까 솔직히 많이 무섭고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다"며 "내 마음가짐의 문제인 거 같다. 이걸 이겨내야 더 성장하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버텨 봐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코트를 많이 밟지는 않았지만, 올림픽은 참가 그 자체로 배움의 시간이었다. 정지윤은 "마인드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많이 배웠다"며 "하나 꼽자면 공격수 언니들의 책임감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팀을 이끌어가는 그런 모습을 보고 '와, 진짜 언니들처럼 멋진 선수가 되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완전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아무나 누릴 수 없는 경험이지 않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도 있고, (김)연경언니랑도 연습하고 경기할 기회가 있고, 올림픽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 신기해서 '이게 올림픽이라고?' 하고 처음에는 안 믿겼다. 언니들과 재밌게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사진=의정부,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