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KIA 타이거즈는 뛰어난 1차 지명 후보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1군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 감독은 "프런트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이라며 과거 자신의 경험담도 꺼냈다.
올 시즌 KIA의 1차 지명 신인 후보로는 광주진흥고의 우투수 문동주와 광주동성고의 내야수 김도영이 자주 오르내린다. 1차 지명일까지 나흘 남은 가운데 둘 중 한 명만 선택해야 하는 KIA로서는 고민을 거듭할 전망이다.
올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154km/h의 빠른 공을 보여 준 문동주는 188cm의 체격에 변화구 구사 능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에는 12경기 등판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2.76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08을 기록했다. 48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4사구를 12개 내준 반면 삼진은 72개를 잡았다.
지난해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안타, 득점, 도루 부문을 휩쓸며 타격 3관왕에 오른 김도영은 공수주를 겸비한 내야수로 '제2의 이종범'이라고도 평가받는다. 올 시즌에는 21경기 타율 0.456(79타수 3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139, 1홈런 17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자신이 스카우트라는 가정 하에 팀 사정상 어느 포지션이 필요할까'라는 물음에 과거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프런트가 신중한 판단을 내려 줄 거라고 이야기했다.
현역 은퇴 후 애리조나에서 현장과 프런트를 오갔던 그는 지난 2004년 1라운드 전체 15순위 지명 신인 스티븐 드류와 이듬해 전체 1순위로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은 버지니아고교의 대형 유격수였던 저스틴 업튼의 이야기를 꺼넀다.
그는 "내가 애리조나에 있을 때를 떠올려 본다면 정확한 해는 기억이 안 나지만 드류라는 유격수가 있었다"고 말문을 연 뒤 "뽑았을 때 이 팀의 주전 유격수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 업튼이라는 굉장히 좋은 유격수가 드래프트에 나왔다. 그런데 당시에 큰 물음표가 생겼다. '좋은 유격수이지만 또 유격수를 뽑아야 할까'라는 거다. 철학적으로 접근해 보면 팀에 좋은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 선수를 뽑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설명드리자면 선발 투수보다는 야수가 좀 더 자주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본다. 하지만 만약 투수가 월등한 기량을 갖고 있다고 하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프런트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걸지도 모른다. 좋은 결정을 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동안 이야기를 나눈 바로는 모두 우리 팀에서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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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