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6.13 04:28 / 기사수정 2007.06.13 04:28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요즘 박경훈(46) 감독은 오는 8월 한국에서 열리는 2007 세계 청소년 월드컵(U-17)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달 본선 조추첨에서 페루, 코스타리카, 토고와 한 조에 속하게 된 뒤로 박경훈 감독은 낮에는 팀 훈련으로, 밤에는 상대 팀 전력을 분석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경훈 감독은 주변으로부터 무난한 상대를 만나지 않았느냐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고개를 절래 흔든다. 어떤 한 팀이라도 만만한 팀이 없다는 얘기다.
12일 청소년월드컵조직위원회에서 열린 ㈜호도투어와 내셔널 서포터 조인식에서 만난 박경훈 감독은 여전히 상대팀들의 경계를 늦추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박경훈 감독은 대회가 다가 올수록 자신감에 충만한 눈빛이다. 그동안 한국과 인연이 없었던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였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한국은 이번 대회의 개최국이며, 대표팀 준비도 어느때보다 착실했다. 박 감독이 조추첨식 때 당당하게 밝힌 4강 진출 청사진도 괜히 꺼낸 게 아니다.
이제 남은 건 실전 경험뿐이다. 그가 이끄는 '리틀 태극전사'들은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8개국 청소년축구 친선 대회를 통해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그런데, 마지막 코스가 만만치 않다. 아니, 본선보다 훨씬 어려운 시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친선 대회에서 한국이 상대할 팀들을 본선에서 상대하지 않는 게 다행일 정도.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북중미·카리브해 지역예선 1위 아이티, 그리고 지역 예선인 아프리카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가나가 그 주인공들이다. 청소년 축구가 남미-북중미권에서 강세를 보이는 만큼, 어디 하나 만만한 상대가 없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힘겨운 연습 일정이 바로 박 감독 본인이 스스로 자처했다는 사실이다.
보통 본선을 앞두고는 선수들의 심리를 위해서 적당한(?) 팀들을 골라 최종 평가전을 준비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박경훈 감독은 생각이 달랐다. 바로 본선을 홈에서 치르는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좀 더 고생을 하더라도 부모님과 그리고 친구들이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대회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금방 회복될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한국은 서울대 심리학 박사 윤형길 교수가 직접 개별 면담을 통해 선수들의 정신적인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박경훈 감독은 이 날 조인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강 팀 섭외를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일부러 강팀을 골라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되도록 조직위에 건의했다"는 박 감독은 "비싼 돈 들여서 초청하는 건데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며 강 팀들과 직접 부딯쳐 볼 수 있는 것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번 조 추첨은 조직위가 임의로 실시, 브라질은 원래 한국과 같은 조가 아니었다. 하지만, 조직위는 박 감독의 요청에 따라 뉴질랜드를 B조로 보내고 브라질을 A조로 끌어올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 여러 재미난 얘기가 있었다. 그 중 몇 개를 전하면 먼저 이번 8개국 청소년축구 친선 대회에 왜 유럽 팀은 나오지 못하는 사연이었다.
정답은 '중간고사'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청소년 선수들이면 꼬박 수업과 시험을 다 봐야 한다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그리고 박경훈 감독은 왜 아프리카에만 못 다녀왔을까? 이번에는 예방접종이 문제였다. 박 감독은 "직접 가서 보려는 경기가 있었는데, 준비를 하고보니 코칭 스태프 전원이 예방 접종을 깜박했다"며 "그래도 다행히 축구협회 직원이 대신 다녀와 자료를 구했다"고 웃으며서 얘기했다.
[사진=12일 스폰서 조인식에 참석한 박경훈 감독과 김동철 선수]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