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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중단 결정, 결국 피해 준 팀만 피해 안 본다

기사입력 2021.07.13 14:10 / 기사수정 2021.07.13 14:14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KBO리그가 멈췄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이 돼야 했을 리그 중단이 이틀 만에 결정이 났다. 정해진 틀을 깨는 것은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 사실 이번 사태로는 처음 한 번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KBO는 11일 실행위원회, 12일 이사회를 열고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된 30경기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순연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확진자 발생이 시발점이 됐고, KBO는 '방역 당국의 감염병 확산 방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잔여 경기 순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선수단은 비가 와 경기가 취소된다고 해서, 비가 오지 않아 힘겨운 연전을 치른다고 해서 불평하지 않는다.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했다고 기권을 선언하는 팀도 없다. 정해놓은 경기가 있고, 규정이 있고,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변수에 마주해 이기는 것, 어쩌면 그게 페넌트 레이스가 존재하는 이유다.

그런데 시즌 전 합의해 정해놓은 매뉴얼이 손바닥 뒤집듯 뒤집혔다. 시즌 전 KBO는 '올 시즌에는 자가격리 대상자를 제외한 대체 선수로 중단 없이 운영된다'고 발표했지만, 무관중으로나마 리그 진행이 가능한 상황에서 중단을 결정했다. 당시 매뉴얼을 발표하며 했던 '더 정교하고 더 강화되었다'는 말은 자신의 손으로 퇴색됐다.

리그 중단을 설명하는 KBO의 이유는 '자가격리 대상자 비율이 68%인 두산, 64%인 NC의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고, 타 팀의 잔여경기 역시 형평성 문제로 개최가 어렵다'였다. 모순이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지 않고, 형평성 문제는 리그 중단으로 더 커지면 커졌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매뉴얼대로 리그가 진행됐다면 NC, 두산은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닌 1군 선수들과 대부분의 2군 선수들로 올림픽 휴식기까지 남은 6경기를 치러야 했다. 주전 이탈이 무조건 패배를 의미하지도 않지만 아무래도 온전한 1군 선수단과 상대하기는 쉽지 않은 전력이다. 하지만 그게 합의된 매뉴얼이고,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수가 다르다 한들 작년 한화가 그랬고, 올해 KT, KIA가 그랬다.

방역 수칙 위반 여부를 떠나 확진자 발생은 그 자체로 리그에 영향을 끼친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방역 수칙을 어겼다면 더더욱 비난과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리그가 중단되면서 NC와 두산은 손해가 아닌 혜택을 보게 생겼다. 가만히 앉아 있다 쉬는 기간 충전된 전력을 갖추고 후반기를 시작한다. 피해를 받은 팀은 따로 있고 피해를 준 팀이 그 어떤 손해 없이 리그를 시작하게 됐는데, 중단 이유로 형평성을 드는 모양새가 우습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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