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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일본의 소리 없는 '피겨 전쟁'

기사입력 2011.01.10 17:47 / 기사수정 2011.01.10 23: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이 안겨주는 금메달은 남다르다. 동계스포츠의 꽃으로 불리고 있는 여자 싱글 부분의 우승자는 동계올림픽의 히로인에 등극한다.

지난해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20, 고려대)는 압도적인 점수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옥사나 바울(우크라이나)이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여자 싱글은 모두 이변이 속출했다. 타라 리핀스키(미국)와 사라 휴즈(미국), 그리고 아라카와 시즈카(일본)는 모두 '당대의 스케이터'가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연아는 이변을 불식시키고 피겨 역사의 한획을 그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절대적인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차기 동계올림픽을 위해 미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는 벌써부터 '올림픽 여왕'을 만들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국가와 일본과 러시아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이토 미도리가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일본의 '얼음 폭풍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각 현에서 유망한 피겨 선수들을 선발해 세계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로 양성시키는 시스템을 시도한 일본은 이토 미도리 은메달 획득이후, 14년 만에 아라카와의 금메달 획득으로 결실을 맺었다.

일본은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차기 올림픽인 밴쿠버 금메달도 자신감이 있었다. 주니어 대회를 휩쓸고 있었던 아사다 마오(20)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사다의 금메달 획득을 위해 전용링크건립과 각종 국제대회를 치르는 등 천문학적인 투자를 퍼부었지만 '절대 강자'인 김연아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현재 일본이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스케이터는 무라카미 카나코(16)이다. 2009-2010 주니어 챔피언인 무라카미 카나코는 지난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2010-2011 주니어 그랑프리 4차대회에서 우승한 쇼지 리사(14)에게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과 비교해 러시아는 한걸음 앞서나가고 있다. 이번 2010-2011 주니어 그랑프리시리즈 6개의 대회 중, 러시아는 여자 싱글 부분에서 5개 대회를 휩쓸었다.

3차대회와 5차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4)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정상에 등극했다. 이 대회에서 소트니코바가 받은 점수는 169.81점이었다.

소트니코바의 장점은 트리플 점프 5종(토룹, 살코, 룹, 플립, 러츠)를 모두 구사한다는 점이다. 또한, 유연성이 뛰어나 스핀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피겨 천재'로 추켜세운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4)와 소트니코바를 자국에서 열리는 소치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적극 양성하고 있다.

작년 12월말, 러시아 사란스크에서 열린 2010-2011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 출전해 197.44점의 점수를 받고 여자 싱글 1위에 올랐다. 밴쿠버 올림픽에 출전했던 알레나 레오노바(21)와 경쟁자인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를 모두 제치고 러시아 챔피언에 등극했다. 

미국 언론에서도 러시아 유망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유니버설 스포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4세의 러시아 챔피언인 소트니코바는 점프와 유연성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아직 14세인 이 어린 스케이터는 개선해야할 부분도 있다. 안무는 한층 성숙해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이리나 슬루츠카야 이후, 여자 싱글에서 정상급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현재 시니어 무대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없지만 무섭게 성장하는 주니어 선수들을 양성하며 소치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에 실패한 일본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기대주인 무라카미 카나코는 성공적인 시니어 데뷔전을 치렀지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알리사 시즈니(23, 미국)에게 완패하고 말았다.

미국의 피겨 스케이팅 전문사이트인 아이스네트워크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발생한 최대 이변으로 시즈니가 일본 스케이터들을 모두 누르고 파이널 여왕에 등극한 점을 꼽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러시아와 일본은 그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으로 피겨 유망주들을 육성하면서 차기 올림픽을 노리고 있다.

[사진 =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C) 아이스네트워크 공식 홈페이지 캡쳐, 무라카미 카나코 (C)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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