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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고현정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기사입력 2021.06.06 10:00 / 기사수정 2021.06.01 14:3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그때 그 시절'은 스타들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천사를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풋풋한 데뷔 시절은 물론 전성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향수를 자극하는 별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되짚어봅니다.<편집자주>

고현정이 최근 등장만으로 큰 화제를 낳았다.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유재석이 수상한 TV부문 대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51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뽐내 대중을 놀라게 했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존재감을 발산한 고현정의 과거를 돌아봤다.
 


고현정은 1989년 제33회 미스코리아 선에 당선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큰 키로 시원한 매력을 자랑한다.


1992년 KBS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서 주인공 집안의 말괄량이 딸인 황말숙 역할로 출연하며 연기자로 데뷔했다. 미인대회 출신이지만 촌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는 역할부터 시작한 것이 독특하다. 

1991년 어느 시골 고등학교를 무대로 청소년의 꿈과 사랑, 고민과 갈등을 그린 ‘맥랑시대’에서 문예반 지도교사 김신애역을 맡았다.

남학생의 흠모를 받으면서도 아이들의 감성을 키워주면서 맹랑한 고교생들을 휘어잡았다. 하지만 겹치기 출연에 따른 건강악화와 학업 관계로 3개월만 하차한다.

같은 해 ‘여명의 눈동자’에서 많지 않은 분량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여명의 눈동자'에 합류하고 싶어 "지나가는 행인으로라도 끼워달라"고 졸라 출연했다고 한다.


윤여옥(채시라), 최대치(최재성), 장하림(박상원) 세 명의 젊은이를 중심으로 격동의 세월을 조명한 가운데 월북 간첩이 된 하림이 만난 소련군 스파이 명지를 연기했다. 

첫 주연작 1992년 ‘두려움 없는 사랑’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극중 최재성과 암도 이겨낸 진정한 사랑을 나누며 해피엔딩을 맺는다.

철딱서니 없고 제멋대로의 여대생에서 사랑을 위해 무모할 정도로 용기를 내는 신경애를 이질감 없이 소화한다.

캐스팅 1순위 여배우로 떠오른 고현정은 ‘여자의 방’, ‘엄마의 바다’에 연달아 출연한다.

‘여자의 방’에서 여자 셋이 한집에 살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 가운데 배종옥, 이미숙과 호흡했다. ‘여명의 눈동자’에 이어 박상원과의 인연도 이어갔다. 

‘엄마의 바다’에서 최민수와 연인으로, 고소영과 자매로 나온다. 몰락한 집안을 일으켜 세우려 고군분투하는 맏딸 영서 역할을 맡았다.

1995년 ‘모래시계’를 통해 당대 최고의 여배우가 됐다. '귀가시계'라 불리며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모래시계’에서 절친한 두 친구(최민수, 박상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여주인공 혜린으로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고현정은 “연기 인생에 있어 가장 순수했던 시절에 촬영한 작품이기 때문에 아주 뜻깊은 작품"이라고 말할 만큼 애착을 가진 작품이다.

그러나 ‘모래시계’를 마지막으로 고현정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다. 고현정은 1995년 돌연 정용진 현 신세계 부회장과 결혼을 발표했다. 당시 고현정의 나이는 22세였다.

결혼과 동시에 방송에서 사라졌던 고현정은 8년 6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이혼과 함께 고현정의 방송 복귀는 방송 최대 이슈였다. 조인성, 지진희와 함께한 2005년 ‘봄날’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고현정은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연기를 많이 배웠다. 나를 객관화하는 법을 단련했다"라며 굴곡 많은 삶을 내면화해 연기로 표현했다.

2006년 ‘여우야 뭐하니’에서 실제로 9살 연하인 천정명과 9살 차이의 연인으로 등장했다. 서른셋 왈가닥 성인잡지 기자 역할을 위해 트레이트마크였던 긴 생머리를 싹둑 잘라 변신을 시도했다.

2007년 ‘히트’에서는 한국 최초 여성 강력반장 차수경을 연기하며 강도 높은 액션신을 거침없이 소화했다. 

‘선덕여왕’(2007) 미실 역할로 또 한 번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데뷔 이후 거의 모든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아왔지만 이번에는 ‘선덕여왕’이 아닌 악녀 ‘미실’을 택했다.

차가운 카리스마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 고현정은 타이틀롤 이요원을 제치고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미스코리아 때는 오현경에 밀려 선에 머물렀고, 연예계에서는 심은하에 밀렸다"라고 한 고현정은 '이인자' 미실을 통해 정상에 서게 됐다.

'대물'(2010)로 SBS에서도 연기대상 트로피를 안았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되는 서혜림 역을 맡아 열연했다. 때로는 강한 카리스마로, 때로는 인자함으로 캐릭터를 훌륭하게 표현했다.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인 SBS '고쇼(GO Show)'의 MC를 맡기도 했다. 그동안의 우아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솔직한 모습을 선보였다.

당시 게스트 성동일은 "사람들은 고현정이 딱딱하고 건방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고현정은 남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단지 독하게 사는 사람일 뿐이다. 철저히 노력한 만큼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다. 남들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는 만큼 대우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현정은 ”이런 얘기 잘 못 하는데, 얘기해줘서 고맙다"며 감동받아 눈물을 쏟았다.


2013년 일본 NTV에서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여왕의 교실'에서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굽히지 않는, 냉혹하지만 참된 마여진 선생을 절제된 연기로 섬세하게 소화해냈다. 

2016년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는 고두심의 딸로 나와 화자 역할을 했다.

김혜자, 나문희, 고두심, 박원숙, 윤여정, 주현, 김영옥, 신구 등 선배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는 막내가 됐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018년 ‘리턴’에서 고현정과 제작진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주동민 PD를 폭행했다는 소문까지 나면서 하차를 결정했다. 고현정의 후임으로 박진희가 낙점돼 극을 이끌었다.

‘리턴'에서 중도하차한 고현정은 ‘동네변호사 조들호2’(2019)로 복귀했다. 주연 배우와 제작진의 불화설, 메인 PD 교체설, 주연 배우들의 하차 등 끊임없는 잡음에 시달렸지만 연기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스크린에서도 활동했다. 2006년 ‘해변의 여인’을 시작으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 ‘여배우들’(2009), ‘미쓰GO‘(2012),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2018) 등에 출연했다.

최근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몸매가 드러나는 실크 소재의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고현정은 체중 감량을 통해 전성기 시절 외모를 자랑했다.

누리꾼들은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때라고 해도 믿을 만한 비주얼이다", "내가 봐 온 고현정 중에 제일 예쁘다", "나이를 거꾸로 먹나요"라며 호응했다.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으로 다시 안방에 복귀한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한 여자와 그 여자와의 만남으로 삶의 빛을 잃은 또 다른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벌어지는 치정과 배신, 타락과 복수를 담은 드라마다. 

고현정은 가난하고 치열했던 젊은 시절을 보내고 현재 화가이자 에세이 작가로 성공한 희주 역을 맡았다. 2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이번 작품에서 내공 있는 연기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스틸컷, 방송화면, 아이오케이 인스타그램,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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