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2.22 09:00 / 기사수정 2010.12.22 09:00
- [2010 스포츠 15人 ⑤] 최나연 편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모든 것이 완벽해보이지만 어딘지 2%가 부족해 보이던 골퍼. 3라운드까지 이기는 경기를 펼치지만 마지막 4라운드에서 항상 패배하는 징크스.
최나연(23, SK텔레콤)에게 이러한 꼬리표는 늘 따라다녔다. 그러나 올해, 최나연은 승부사로 변해있었다. 2010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상금왕에 등극했고 최저타수 상도 수상하면서 알찬 한해를 보냈다.
최나연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애칭은 '얼짱 골퍼'다. 곱상하고 보이시한 매력을 지는 최나연은 외모 덕분에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는 부담으로도 이어졌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보상할 실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최나연은 모든 것을 갖췄지만 가장 중요한 '알맹이'가 빠져있었다. 바로 '뒷심 부족'이었다. 실력적인 부분보다는 정신적인 면에 문제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최나연은 심리 치료를 통해 이 부분을 개선해나갔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 스스로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버린 점이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최나연은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면서 좋은 결과를 이룬 것 같다. 예전에는 우승에 대한 마음을 컨트롤 할 수 없었는데 이러한 점을 과감히 떨쳐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최나연은 2승을 올리고 3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6월에 열린 제이미 파 오웬스 클래식에 출전해 정상에 등극했고 10월 말, 국내에서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2009년 우승에 이은 2연패였다.
이 대회는 최나연의 기가 막힌 역전극이 펼쳐진 경기였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김송희(22, 하이트)를 추격한 최나연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뒤집었다. 특히, 승부를 결정지은 10번홀 3m짜리 버디는 그림과 같았다.
최나연의 뒷심이 강해졌다는 증거는 이 대회에서 드러났다. 비키 허스트(미국)와 치열한 접전을 펼친 최나연은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해 위기를 맞이했다. 17번 홀에서도 위기가 찾아왔지만 침착하게 파 세이브를 기록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플레이로 꾸준하게 상위권에 오른 점이 올 시즌 최나연이 이룩한 성과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LPGA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최나연은 US오픈과 브리티시 오픈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메이저대회 우승은 골퍼의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규모가 크고 실력이 쟁쟁한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메이저대회는 대중들의 관심도도 훨씬 높다. 청야니(21, 대만)는 올 시즌 2개의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브리티시 오픈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3승을 올린 청야니는 상금 부분과 최저타수에서 최나연에 밀렸지만 미국골프기자협회가 선정하는 '2010 올해의 선수'에 등극했다. 2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이 큰 설득력을 얻었다.
최나연에게 남은 과제는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다. LPGA 통산 4승을 올리고 있지만 지금까지 메이저대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도 최나연의 앞에 가까이 다가선 것이 사실이다. ‘스윙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군더더기 없는 스윙을 갖춘 최나연은 올 시즌 체력 부분도 크게 향상됐다. 또한, 그동안의 과제였던 쇼트게임도 한층 정교해졌다. 최나연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평균 퍼팅이 좋아졌다. 프로는 아무래도 퍼팅 싸움이 중요한 것 같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254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브 거리와 뛰어난 그린 적중률, 여기에 한층 정교해진 퍼팅마저 갖춘 최나연은 '무결점 골퍼' 신지애(22, 미래에셋)처럼 '완성형 골퍼'에 접어들고 있다.
LPGA 진출 이후, 어제나 신지애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최나연은 이 부분을 극복하며 정상급 골퍼로 우뚝 섰다. 최나연은 다가오는 2011 시즌에 대해 "올 시즌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 같다. 쇼트게임에 강한 미야자토 아이와 승부근성이 있는 크리스티 커, 그리고 신지애 등이 상위권에서 계속 경쟁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비록, 브리티시오픈과 US오픈 우승을 놓쳤지만 최나연은 무려 15번의 톱10진입에 성공했다. 1년 내내 이어진 기복 없는 플레이는 상금왕과 최저타수 상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다가오는 2011년부터 신지애와 최나연의 '쌍두마차'가 LPGA 무대에서 펼치는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 = 최나연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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