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2000년대 한국 축구의 아이콘과 다름 없는 사나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남아공월드컵 때 밝혔던 '2011 아시안컵 후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최근 재확인했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는 지난 16일, 국가대표 전지 훈련이 열리고 있는 제주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지성이가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다는 결심을 굳혔다"라고 전해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다.
최근 소속팀 맨유에서 상종가를 치면서 또다른 전성기를 만들고 있는 박지성의 국가대표 은퇴 소식에 팬들은 물론 축구인들도 술렁이고 있다.
"이미 많은 일들을 한 만큼 놔줘야 한다"라는 의견과 "아직 그래도 더 뛰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가 확고한 이상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전술 운영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성이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 일차적인 이유는 바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다. 적극적인 세대 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본인이 물러난다면 기량 좋은 후배 선수들이 더 많이 나와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아시안컵 이후 2-3년 정도 팀을 정비하고 새로운 선수를 발굴할 시간이 있는 만큼 자신이 비운 자리를 후배들이 충분히 메울 것이라는 믿음도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박지성의 개인적인 이유도 은퇴를 결정하는데 어느 정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여진다. 먼저 박지성은 소속팀과 대표팀을 번갈아 뛰면서 거의 쉼없이 선수 생활을 지속해 왔다. 그렇다보니 무릎 부위에 문제가 생겨 장기간 뛰지 못했던 경우도 적지 않았다.
좋은 활약을 펼칠 때는 '이름 없는 영웅'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박지성이었지만 한 시즌 내내 부상 없이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어한 박지성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법도 했다.
잇달은 이적설, 루머에도 박지성은 꿋꿋하게 '맨유맨'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계약 기간 이후에도 꾸준하게 인연을 맺어 맨유에서 가치 있는 선수로 남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 많은 것을 이룬 박지성 입장에서는 좀 더 개인적인 가치를 높이는데 더 욕심을 내기 위해 소속팀에 전념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아직 은퇴를 번복할 여지는 남아있다.
남아공월드컵 이후 국가대표 은퇴 발언을 하면서도 '몸이 허락한다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뛸 수 있다'라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박지성의 입장에 대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으로 알려진 축구협회와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입장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맞서 "박지성 개인의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덜고 자신만이 갖고 있던 최종적인 목표, 꿈을 이루기 위해 존중하고 놓아줄 때가 됐다"라는 의견도 많다.
어떤 말이 오가든 중요한 것은 박지성의 의지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점이다. 아버지를 통해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박지성이 축구계의 직접적인 설득에 따라 과연 생각을 지킬 지, 바뀔 지 최종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2편에서 계속)
[사진= 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DB]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