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한 쪽에서만 보여도 답답한 모습이 양 팀 선발에게서 모두 나왔다. 이상하게 팽팽했던 이 싸움에는 승자가 없었다.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팀 간 1차전이 열렸다. 이날 선발투수는 SSG 이건욱과 LG 함덕주. 이건욱은 5선발 경쟁을 뚫고 기회를 잡았고,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온 함덕주는 임찬규, 이민호의 이탈로 이적하자마자 선발 중책을 맡았다.
각자의 사정대로 팀 내 기대가 높았던 투수들이지만 이날 두 투수의 투구는 내용도 결과도 예상과는 다르게 흘렀다. 결코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고, 그 이상으로 실망스러웠다.
SSG 이건욱은 1회말 LG 테이블세터에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포수 이재원의 도루 저지가 있었고, 김현수와 이형종을 뜬공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지만 이건욱은 2회말에도 계속해 영점을 잡지 못했다.
선두 채은성을 빗맞은 안타로 내보낸 뒤 김민성은 뜬공으로 잡았으나 유강남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뒤 이주형과 정주현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하면서 밀어내기 실점했다. 이후 홍창기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오지환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더 헌납했다. 3회에도 볼넷 두 개가 더 나왔다.
함덕주는 2회까지 추신수에게 허용한 몸에 맞는 공을 제외하면 무난한 투구를 했다. 그러나 3회 박성한과 로맥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추신수에게 다시 한 번 몸에 맞는 공을 던지면서 사사구로만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최정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 실점.
4회초에는 선두 한유섬이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갔고, 함덕주는 오태곤과 이재원에게도 볼넷을 헌납했다. 이 때까지 던진 공이 72구. 결국 함덕주는 송은범에게 마운드를 내주면서 이건욱보다 먼저 강판이 됐다. 이건욱은 4회말 정주현에게 2루타를 맞고 예정된 투구수를 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함덕주는 3이닝 3실점을, 이건욱은 3이닝 5실점을 하고 내려갔다. 나란히 7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잘해서 팽팽한 게 아니라 똑같이 답답해서 팽팽한 승부, 보는 사람들도 지칠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이건욱도, 함덕주도 제 역할을 해줘야 하는 투수들이다. 첫 등판이라 위안한다면, 다음을 위해서라도 이날 경기 복기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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