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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부산 넘고 '가자, 플레이오프'

기사입력 2007.05.10 13:47 / 기사수정 2007.05.10 13:47

김민숙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김민숙 기자] 5월 9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2007 삼성 하우젠 컵 8차전 경기에서 대전 시티즌이 부산 아이파크를 1-0으로 물리치며 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부산은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정짓고자 했다. 그렇지만 대전 역시 반드시 부산을 넘어 마지막 남은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살리고 싶어 했다. 이렇게 각각 중요한 목표를 가지고 경기에 임했던 대전과 부산. 하지만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에 그라운드 사정은 열악하기 그지없었고, 결국 두 팀 모두 자신들의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기가 힘이 들었다. 

잔디 가득 들어찬 물 때문에 선수들의 패스는 제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었다. 공을 몰고 달리던 선수들은 물길에 미끄러져 넘어지기 일쑤였고, 선수들이 넘어질 때마다 그라운드 가득 물보라가 일었다. 경기에 임하는 양 팀 선수들의 의지는 굳건한 듯 보였지만,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빗줄기 때문에 두 팀 모두 제대로 된 공격을 보여주지 못한 채로 전반전을 끝내야 했다.

이렇게 되자 마음이 급해진 쪽은 대전이었다. 대전은 무패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벌써 다섯 경기 째 무승부 경기만을 펼치고 있었다. 만약 이 경기마저 무승부로 끝낸다면 관중들의 실망을 막을 길이 없을 뿐 아니라, 마지막 남아 있던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마저 좌절될 것이었다. 결국 대전은 데닐손과 페르난도를 앞세워 적극적인 공격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이런 대전의 공세에 부산 역시 맞대응하면서 경기는 조금씩 활기를 띄었다.

갈수록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데닐손과 페르난도의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부산의 수비 역시 안정적이었기에, 두 브라질리언의 공격에 크게 당황하지는 않는 듯 보였다. 부산의 루시아노 역시 팀의 공격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였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뛰어난 대인 마크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형일의 그림자 수비에 묶여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렇게 루시아노와 이여성 투톱이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하자 부산은 후반 11분, 김태민을 빼고 장신 스트라이커 박성호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대전 역시 페르난도를 빼고 정성훈을 투입하면서 이에 맞섰다.

오랜만에 경기에 출장한 정성훈은 대전의 최전방에서 뛰어난 포스트 플레이를 보여주며 대전의 공격을 이끌어 나갔다. 후반 34분에 교체인 된 최근식이 이에 가담하면서 대전의 공격은 조금씩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42분, 드디어 행운의 여신이 대전에게 미소를 보였다. 데닐손의 패스를 받은 최근식이 부산의 골문으로 쇄도하는 순간, 서동명 골키퍼가 최근식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면서 페널티 킥이 선언된 것이었다.

키커로 나선 것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대전의 구원자’ 데닐손이었다. 데닐손이 페널티 킥을 놓칠 리 없다는 것을 확신한 대전팬들은 우루루 관중석 앞으로 몰려 내려가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골 장면을 보고자 했다. 이런 대전팬들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데닐손은 오른쪽 골문을 노려 차분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오랜만에 본 골맛에 경기장을 찾은 대전팬들은 커다란 환호성을 질렀고, 데닐손과 정성훈은 미리 준비해둔 재미있는 세레모니를 선보이면서 관중들의 환호성에 답했다.

하지만 이런 골의 기쁨이 미처 다 가시기도 전에, 대전은 한 번의 위기를 겪었다. 후반 교체 투입되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 정성훈이 퇴장을 당한 것이었다. 이 퇴장으로 인해 대전은 수적 열세에 의한 어려움을 걱정해야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기에 대전은 한 점 차의 리드를 잘 지켜내면서, 좋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할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승점 3점을 얻게 된 대전은 승점 10점으로 부산과 동률을 이루었으나, 골 득실차에 밀려 B조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2위 수원과도 승점이 1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대전, 수원, 부산은 마지막 남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경쟁을 펼치게 되었다.  

 



김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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