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천, 김현세 기자] "10년 전 우리를 보는 것 같다."
두산 베어스 김재호는 플레잉 코치 같다.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는 1차 지명 신인 안재석을 전담하듯 봐 주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코치가 있지만 선배로서 해 주는 조언은 또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재호는 안재석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직접 확인했다. 그런데 안재석뿐 아니라 팀 내 재능 있는 선수가 많다고도 강조했다. 김재호는 신인이 받는 부담을 경계했다. 또 여러 선수가 하고 있는 노력이 평가 절하될까 우려했다.
김재호는 10일 "안재석 선수는 아직 부족한 면도 있지만 발전 가능성도 큰 것 같다. 그런데 주위에서 너무 띄우니 함께 경쟁하는 여러 선수가 서운해할까 걱정이다. 말을 아끼고 싶다"며 "다르게 보면 안재석 선수 역시 집중받는 데 혹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도 크다. 그래서 안재석 선수 관련 질문이 많이 나올까 인터뷰도 고사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김재호는 지금 두산베어스파크 내 일어나고 있는 건전한 경쟁 문화를 더 소개하고 싶었다. 두산은 작년 1, 2루수 최다 경기 출장 선수가 이적했는데, 여러 선수가 빈자리를 메우려 경쟁하고 있다. 안재석뿐 아니라 보상 선수 강승호, 박계범, 군 전역 선수 황경태와 프로 2년차 박지훈 등 후보는 적지 않다. 김재호는 또 그 속에서 본인 역시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2004년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해 주전 도약까지 10년을 보내야 했던 김재호는 지금 분위기가 "10년 전 우리를 보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오재원, 이원석, 나, 그리고 허경민, 최주환도 있었다. 그때를 보는 기분이다. 누가 살아남느냐, 누가 독사 같이 하느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이 기회를 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나와 오재원 선수는 이제 나이가 찼다. 후배들 출장 비중이 늘 것도 같다. 지금 보면 새롭게 틀을 잡는 데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악바리 같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시기 같다. 지금이 어떻게 보면 10년 전 우리가 그랬듯 엄청난 찬스 같다. 긴장을 늦추는 순간 자리가 뺏기는 시기다."
이제는 유격수 유망주 중 김재호를 롤모델이라고 꼽는 선수가 적지 않다. 안재석이 그렇다. 김재호는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나는 경쟁에서 밀려 백업으로도 오래 있었지만, 이제야 주전이 됐다고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이 친구들과 경쟁 구도를 그릴 수 있는 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쟁하면서도 베테랑으로서 "내게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언제든 열려 있으니 찾아 오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김재호는 "아직 불편한지 찾아 오는 친구는 없더라"며 "나를 잘 이용하면 좋겠다. 언제든 찾아 주면 도와 줄 수 있으니 잘 이용해 달라고 기사로써 어필해야겠다"며 웃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이천, 윤다희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