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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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구 만나기만 하면 왜?

기사입력 2007.04.26 19:39 / 기사수정 2007.04.26 19:39

황교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황교희 기자] 이번에도 6골이 터졌다.

25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컵대회 6라운드 경기에서 인천이 홈 팀 대구를 4-2로 물리쳤다. 인천은 방승환과 박재현의 연속골로 3-0까지 앞섰지만 후반전 들어 대구의 루이지뉴와 이근호의 추격 골로 뒷심이 무섭게 발휘됐다. 승부를 떠나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시원한 한판 대결이었다.

K리그 1년 선후배 사이인 대구(2003)와 인천(2004) 만나면 마치 어린아이들의 싸움처럼 난타가 벌어진다. 지난달 14일에 열린 컵대회 1차전에서도 두 팀은 골 공방전 끝에 7골(인천 4-3 승)이나 터뜨렸고, 정규리그에서는 총 3골을 넣었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5.33골을 기록한 두 팀은 K리그 전체 평균 1.15골을 훨씬 웃돌고 있다.

역대 K리그에서 매 경기 이렇게 몇 골씩 주고 받는 팀들의 대결은 없었다. 그렇다면, 왜 인천과-대구가 만나기만 하면 많은 골이 터져 나올까?

날카로운 '수입산 창'으로 빈틈을 찌르다

13경기 11골을 기록중인 루이지뉴는 ‘스리백 DNA’를 쉽게 잊지 못하고 있는 인천 포백 라인을 뒤흔들어 놨다. 비교적 작은 신장(175cm)에도 불구하고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로 상대적으로 느린 인천의 발을 더디게 만들었다. 결국, 그는 인천을 상대로만 3골을 터뜨렸다.

루이지뉴에게 쏠린 수비진은 자연스럽게 틈을 내줬다. 이를 이근호 같이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에게 골 기회가 찾아 왔다. 임중용을 중심으로 했던 인천의 짠물 수비는 과거 스피드의 대명사로 손꼽혔던 변병주 감독 스타일 아래 번번이 뚫리고 말았다.

'세르비아 특급' 데얀(인천)도 못지않았다. 지난 21일 전북과의 경기에서 경기 도중 부상으로 실려 나갈 때까지 12경기 8골을 뽑아낼 정도로 날카로운 공격을 과시했던 그는 대구를 상대로 2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다.

비록 지난 경기에서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를 방승환과 박재현 같은 젊은 피가 메웠다. K리그 14팀들 중 가장 많은 실점(21점)을 하고 있는 대구의 느슨한 방패는 인천에 뒷공간을 쉽게 내줬다. 이는 공격지향적인 변 감독의 동전 양면과 같은 경우로 최전방 수비라인을 최대한 앞으로 당겼기 때문이다. 이것을 인천 공격수들은 적절히 이용해 많은 골을 만들어 냈다.

시민구단으로써 자존심 싸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두 팀은 시민 구단이다. 그래서인지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이 타 팀 못지않다. 첫인상이 상대방의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말이 있는데, 두 팀은 첫 만남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지난 2004년 4월26일 그들의 첫 맞대결은 대구의 일방적인 골 퍼레이드로(5-0) 끝났다.

상처를 입은 인천은 이후 대구만 만나면 이를 갈았다. 하지만, 좀처럼 골은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상처는 더욱 깊어져만 갔다. 결국, 지난해까지 9경기 무승(6무3패)으로 두 팀의 대결은 이기려는 인천과 지키려는 대구의 ‘자존심’ 대결로 흘러갔다.

우여곡절 끝에 올 시즌 '박이천 호'가 징크스를 끊어 놓았지만 인천은 '아직 멀었다'는 듯 계속해서 공격 퍼붓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상처가 인제야 조금씩 아물고 있는 느낌이다. 반대로 대구 역시 인천의 계속된 패배로 자존심에 금이 갔다. 지고 있지만 팬들에게 끝까지 보여줘야 한다는 시민구단의 정신도 두 팀의 경기를 다득점으로 몰아넣은 것.

축구의 생명은 바로 골이다. 골 하나에 팬들은 환호를 보내기도 고개를 떨어내기도 한다. 두 팀의 경기에서 많은 골이 터지는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그들의 골 퍼레이드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전현진]



황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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